
인천국제공항이 4단계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세계 3대 공항으로 올라섰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인천국제공항 4단계 확장 사업을 통해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와 75개소의 계류장을 신설했다. 이번 사업의 완료로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연간 여객수용 규모는 기존 7천700만명에서 1억600만명으로 37.6%나 늘어났다. 1억5천만명 규모의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과 1억1천800만명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연간 화물처리 능력도 500만t에서 630만t으로 늘어 세계 2위의 공항이 됐다.
인천국제공항이 1억명 수용이 가능한 글로벌 메가 허브공항으로 우뚝 서면서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 바다를 메워 공항을 건설하기 시작한 1992년도에 세웠던 ‘연간 여객 1억명’ 목표가 32년 만에 현실이 됐다. 제2여객터미널 확장 구간에는 승객들이 최대한 빨리 입출국할 수 있도록 돕는 최첨단 디지털 기술도 도입됐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고하는 출국 60분, 입국 45분의 출입국 소요시간을 각각 40분까지 줄일 계획이다. 전 세계 공항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
앞선 만큼이나 도전은 더욱 격해지고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이다. 전 세계 공항산업의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는 한순간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이류, 삼류의 별 볼일 없는 비행기 이·착륙장으로 전락하게 된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비롯해 런던 개트윅 공항, 도쿄 하네다 공항 등 사례가 수두룩하다. 지난 7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디지털 공항 혁신, 초연결 모빌리티 허브 완성, 융복합 혁신 생태계 조성, 공항전문그룹 도약 등 4대 전략을 담아 내놓은 ‘인천공항 비전 2040’에 그런 고민이 담겨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최근의 폭설 때 인천국제공항이 보여준 대처능력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아무리 이례적인 기상현상이었다고는 해도 이틀간 1천여 대에 달하는 여객기들이 무더기로 결항·지연 사태를 빚은 것은 대응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륙 전 항공기 표면에 쌓인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디아이싱’ 작업수요가 급증했으나 공간과 장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시설이 확충됐으면 인력과 장비의 보강도 그에 걸맞아야 한다. 덩치의 크기만으로 세계 일류라 할 순 없는 일이다. 위기 때 보여주는 실력이 진짜 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