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은 과학소설(SF)의 영역을 떠나 일상의 현실이 돼가고 있다. 산업·의료분야는 물론 외식업계에서는 이미 로봇이 도입됐다. 지난달부터는 수원시청 청사 입구에도 안내 로봇이 배치돼 안내와 민원업무를 거들고 있다.
로봇이란 말은 본래 ‘노동하다’란 뜻을 지닌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나왔다. 로봇이 문학의 소재로 다뤄진 사례는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1890~1938)의 실험극 ‘로섬 유니버설사의 로봇(1920)’이 최초다. 로봇은 한국문학사에도 비교적 이른 시기에 등장했다. 한국 신경파문학운동의 기수였던 박영희가 1925년 차페크의 작품을 ‘인조노동자’란 제목으로 ‘개벽’지에 4회에 걸쳐 번역, 연재한 것이다.
로봇은 인류의 오래된 상상력의 결과물이기도 한데,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청동거인 ‘탈레스’라든지 계몽주의 시대 프랑스 발명가 자크 드 보캉송이 만든 기계오리와 플루트 부는 소녀 등의 자동인형을 대표 사례로 들 수 있다. 로봇을 SF의 단골 소재로 전유한 이는 아이작 아시모프다. 그는 1940년에 발표한 단편 ‘아이, 로봇’에서 지금도 널리 통용되는 이른바 ‘로봇공학 3원칙’을 발표한 바 있다. ‘로봇공학 3원칙’은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한다,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면 안 된다,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등이며, 나중에는 0원칙이 추가되어 로봇공학은 모두 4원칙이 됐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현장 작업자의 피로도를 낮추고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끼처럼 착용이 가능한 조끼형 착용로봇을 개발, 생산 현장에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체의 관절을 모사한 다축궤적구조에 근력보상장치를 적용하여 작업의 피로도를 줄이고,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것이라고 했다. 무게도 1.9㎏에 불과해 착용의 용이성도 고려했다고 한다. 시장조사업체인 모도르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 같은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2029년경이면 102억5천만달러(약 14조2천억원)로 현재보다 4배 이상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작업 효율을 높이고 산업안전을 고려한 웨어러블 로봇의 등장이 반갑다. 일관성 없는 기소와 판결로 국민적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사법부나 한숨 나는 우리 정치인들을 대신해 이참에 로봇검사, 로봇판사, 로봇 의원을 도입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