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청, 무분별 범행 제동 기대
지난 9월 ‘야탑역 살인 예고글’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려 지역사회의 불안과 경찰력 낭비 논란을 낳은 2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살인 예고 자작극을 벌인 해당 커뮤니티 관리자 20대 A씨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열린 경기남부청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력 동원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액을 산정하고 있다”며 “(A씨 등 피의자의) 검찰 기소 시점에 맞춰 손해배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가 올린 글에서 살인을 예고한 날짜인 지난 9월23일 경찰은 기동순찰대·기동대·분당경찰서 형사·지역 경찰 및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야탑역 인근에 배치했다. 지난 10월6일까지 야탑역 주변에 투입된 경찰 인력만 520명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주민 불안이 완전히 잦아들지 않은 현재까지도 경찰은 기동순찰대 등 인력의 많은 부분을 야탑역 주변에 배치하고 있다.
경찰은 형사처벌 절차와 별개로 진행되는 손해배상 청구가 잇따르는 살인 예고 모방범죄를 막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사이트 홍보를 위해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듯, 사회에 끼칠 피해 규모를 가늠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범행을 답습하는 것에 제동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서울 신림역 2번 출구에서 살인을 예고한 글을 올린 20대 남성에 대해 서울경찰청이 낸 손해배상 소송 규모는 4천여만 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손해배상 청구가 (유사 범행을 막는 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