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여파 비축 물량 상당량 사용
가성비 대체재 찾는 등 대책 고심

폭설 여파로 경기도 내 다수 지자체들이 기존에 비축된 제설제의 상당량을 사용한 가운데 수요가 몰리면서 제설제 가격이 폭등, 향후 지자체별 예산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2일 도내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번 예기치 못한 폭설로 기존 보관된 제설제 사용이 급증해 시·군마다 추가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안산시는 비축된 제설제 4천t 중 3천60t을 사용해 현재 940t밖에 남지 않았으며, 과천시의 경우 보유분 916t 중 800t을 써 이날 600t의 제설제를 추가 확보했다. 안양시는 2천696t 중 1천499t, 부천시는 2천8t 중 1천377t, 하남시는 1천851t 중 800t의 제설제를 각각 썼다. 재고가 부족한 시·군은 제설제 추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 예산이 바닥나 재난관리기금으로 구매를 준비 중인 곳도 상당수다.
이처럼 제설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표적 제설제로 꼽히는 염화칼슘의 가격 폭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염화칼슘의 99.5%가량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데, 지난주 폭설 이후 중국산 염화칼슘 가격이 1t 당 10달러가량 상승했다. 제설 업체 관계자는 “평소 염화칼슘 가격이 톤당 1~2달러만 올라도 많이 오른 건데, 이 정도 인상은 폭등에 가깝다”고 말했다.
염화칼슘 가격 상승으로 지자체들은 예산 부담을 토로하며 가성비 제설제를 찾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경기 북부 한 지자체 관계자는 “친환경 제설제와 염화칼슘은 가격 부담이 커서 비식용소금(염화나트륨)으로 구매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격경쟁력만 강조해 공급망을 중국으로 일원화하다 보니 이 같은 문제가 벌어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염화칼슘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제설차, 도로 열선 등 다양한 대체 제설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