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가 병상에 누워 생활하는 ‘와상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인천시인권보호관회의(이하 보호관회의)는 지난 10월 말 ‘와상 장애인’을 위한 이동권 보장책 마련을 인천시에 권고했고, 시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인권침해나 차별행위 등을 바로잡기 위해 ‘인천시 시민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에 따라 만들어진 보호관회의는 변호사와 연구단체·인권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 시민단체 한국인권진흥원은 지난 7월 인천시 거주 와상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의료 접근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보호관회의에 냈다. 이에 보호관회의는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정책을 시행해야 하고, 2019년부터 시행된 울산시의 사설 구급차를 활용한 와상 장애인 지원 사례를 적극 검토해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시에 전달했다.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을 지체, 뇌병변, 지적 장애인 등 총 15개로 분류한다. 하지만 모든 움직임을 타인에 의존해야 하는 와상 장애인을 규정한 조항은 따로 없다. 침대에 누워 생활하는 이들의 이동권은 다른 장애인보다 열악하다. 지하철과 버스는 물론이고 장애인 콜택시도 타지 못해 매번 비싼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교통비의 약 30%를 지원받았으나, 올해 들어서 개인이 전액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보호관회의의 권고는 강제성은 띠지 않는다. 하지만 시는 그동안 권고 사안들을 대부분 수용했다. 그로 인해 지역 와상 장애인들의 이동권 개선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시는 와상 장애인이 이용하는 사설 구급차 비용 지원책과 함께 의료기관 방문 시 119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인천소방본부와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시행 시기나 지원 대상 등 구체적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해 인천시 택시운수과, 장애인복지과, 건강증진과 등 관련 부서 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은 의료기관 접근 보장을 위해 특별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구급차 등의 이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울산을 제외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인천시의 와상 장애인 이동권 보장책 마련 의지는 적극적이고 독보적이다. 시의 선한 정책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