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AI(인공지능)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기로 해 국내 반도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SK하이닉스와 달리 현재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하고 있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 쓰인다.

미국 상무부는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기가 바이트(GB)보다 높은 제품을 통제하기로 했는데, 상무부는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이 이 기준을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전 세계 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처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대중국 판매가 가로막히게 될 위기에 처했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는 이번 수출규제로 인한 적잖은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HBM 중국 매출 비중이 약 30% 내외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인 반면 SK하이닉스는 대부분의 HBM을 미국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선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HBM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반도체 수요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데 HBM 수출 제한으로 인해 접근이 생기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