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7일 저녁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 시점을 정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이라는 법조계의 견해는 진영을 떠나 일치한다. 헌법상 계엄 치외법권 지대인 국회에 난입한 계엄군에 분노한 민심은 전국에 촛불을 켜기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유에 비하면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더욱 뚜렷하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5일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통과 저지 당론을 정했다. 한동훈 대표는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비상계엄이 선포되자마자 즉각 반대하고 현역의원 18명을 비상계엄 해제 요구 표결에 참여시켜 여야 만장일치 표결을 완성시킨 한 대표였다. 직후엔 대통령 탈당, 국방장관 처벌, 내각총사퇴를 요구하며 당정 결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도 탄핵은 막겠다면서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합리화할 수 없다”며 대통령의 탈당을 거듭 요구했다.
한 대표는 모순적인 발언의 이유를 숨기지 않았다. “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정권을 잡으려는 세력은 막아야 한다.” 5개 재판의 피고인이자 1개 재판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 탄핵으로 대권을 잡는 일은 막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탄핵 동참으로 보수정당과 진영이 쑥대밭이 된 트라우마를 재현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반 이재명 정서는 친윤과 친한계를 연대시킬 유일한 끈인 셈이다.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여당 이탈표가 나오면 국민의힘은 부서지고 한 대표는 자기 발언의 모순에 익사할 것이다. 그걸로 비상계엄 사태는 종결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대통령 탄핵 저지에 성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 이재명 정서와 민심도 만만치 않거니와 당내 차기주자들의 이해도 조기 대선 불가에 일치할 가능성이 크다.
한 대표의 말대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면 정국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정치는 대통령의 위헌리스크와 야당대표의 사법리스크에 갇힌다. 광장은 진영으로 분리된다. 파국적인 균열로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 지도자 리스크를 해소할 수 없는 5년 단임 체제의 종결을 논의할 공간이다. 탄핵 성사 후 조기 대선이 지상과제인 민주당에겐 안중에 없는 공간이다. 탄핵을 저지해도 민심의 이반을 감수해야 할 국민의힘이 파고들 공간이다. 한 대표와 국민의힘에게 대통령 탄핵 저지 이후의 정치대전환 구상이 있는지 궁금하다. 없다면 자멸한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