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해제 사흘만인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방송을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다. 2024.12.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비상계엄 해제 사흘만인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방송을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다. 2024.12.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7일 오전 10시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머리 숙인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지켜본 한 대통령실 참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2분여 담화를 종료하며 단상 옆으로 나와 약 3초간 고개를 깊게 숙여 인사한 뒤 곧바로 퇴장했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계엄 해제 발표 이후 사실상 칩거하며 침묵해오다 나흘만에 국민 앞에 섰다. 약간 어두운 표정이었으나 담화 내용은 간략했다. ‘사과’ ‘송구’ ‘임기’ ‘당에 일임’ 표현이 귀에 속 들어왔다.

비상계엄 선포로 전 사회적 혼란이 빚어졌던 만큼 발언을 길게 하기보다는 사과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담화 내용이 해명에 치중되면 자칫 여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참모들의 의견을 반영헀다는 후문이다. 참모들은 행여, 연설 내용을 자의적으로 길게 하지 않을까 우려했고, 실제 참모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초미의 관심사였던 자신의 거취 문제는 “임기 문제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포괄적 의미를 담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담화 내용은 줄이고 또 줄였다”며 담화 내용에 대한 숙의가 꽤 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용산 대통령실 청사는 토요일임에도 이른 오전부터 참모들이 출근, 분주하고 긴박하게 돌아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물론 출입기자들도 출근해 윤 대통령 담화가 발표될 가능성에 대비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9시3분 “윤 대통령이 10시에 생중계로 대국민담화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브리핑룸에는 정진석 비서실장을 포함한 일부 수석급 참모진이 배석했고, 담화는 전체 방송사 생중계로 진행됐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