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평촌신도시 일대 전경. /경인일보DB
안양 평촌신도시 일대 전경. /경인일보DB

최근 대출 규제로 부동산 거래가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 장기화로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관망세 기조가 이어지는 등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2일 기준) 경기도는 지난주에 이어 보합(0.0%)을 기록했으며, 인천은 전주보다 0.01%p 더 내린 0.04%로 조사됐다. 경기지역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1%p 상승했고 인천은 이번 주 보합(0.0%)으로 지난주 대비 0.02%p 내렸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시장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88.6, 수도권은 전월대비 11.3p 하락한 90.6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는 85.7로 전월 97.0 대비 12p 가량 하락했으며, 인천은 전월 103.4에서 86.2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 속에 탄핵정국 등 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한파가 장기화할 수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인 정치 혼란은 결국 원·달러 환율 등 금융 시장의 불안을 초래하고, 주택 공급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정치적 이슈 자체가 워낙 비현실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확실한 변수로 인해 일부 공급이 지연될 수는 있다”면서 “당장 부동산 시장 등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혼란이 장기화해 불확실성이 커지면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대출 규제로 연말까지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봤는데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매수 심리는 더 얼어붙을 것 같다”며 “최근 실거래가 약보합 기조가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과거 정치권의 탄핵 사례를 보면 단기적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였다. 지난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됐던 12월에는 전국 실거래 아파트 매매가격이 0.33% 떨어졌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