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가 11일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재석 287명 찬성 209명, 반대 64명, 기권 14명이다. 자율투표를 결정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상당수가 찬성하거나 미온적 지지 의사인 기권을 선택했다. 통과된 상설특검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행위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을 ‘내란의 우두머리’로 명시했다. 상설특검이 작동하면 검찰, 경찰, 공수처로 흩어진 비상계엄 주동자 수사를 이관받아 총괄한다. 윤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의 개시다.
그러나 관문이 있다.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이다. 헌법을 위반한 혐의로 특검의 대상이 된 대통령이 특검의 법적 효력을 지배하니 어처구니 없지만 법이 그렇다. 대통령은 군말 없이 특검 임명에 협조해야 한다. 이미 모든 사정기관이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 주동자를 내란 혐의로 수사 경쟁을 벌이는 마당이다. 본인은 출국금지를 당했고,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 주종범 혐의자들은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는 법적 처벌 과정을 면할 길이 없다는 얘기다. 특검 임명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이자 예의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게도 당부한다. 대통령 등 비상계엄 주동자에 대한 법적 처벌과 이를 위한 국회의 입법 대응은 당연하다. 그래도 대통령 직무정지 이후의 정부 기능 유지를 고민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박성재 법무부장관 탄핵소추안을 보고한데 이어 국무총리 탄핵소추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도 그렇지만 한 총리 탄핵은 특히 신중해야 한다. 탄핵이든 하야든 시간 차이만 있을 뿐 여야가 대통령의 직무정지와 임기 중단에 동의한다. 이날 상당수 의원들이 특검법에 찬성한 국민의힘의 내부 분열을 감안하면 오는 14일 2차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높다. 야당 뜻이 관철되면 곧바로 대통령 직무는 정지된다. 최소한이나마 정부를 작동시킬 헌법기관인 국무총리의 존재가 중요해진다.
물론 국무총리가 아니더라도 대통령 직무를 대행할 국무위원 순서가 있지만, 헌법이 명시한 권한대행인 국무총리의 안정감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한 총리의 비상계엄 동조 혐의가 뚜렷하지 않은 점을 고려한다면, 민주당도 국무총리를 국정 정상화를 위한 과도적 안정기관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이 대국적인 관점으로 정부를 유지시키길 바란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