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성남 판교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포럼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2024.12.10 /경기도 제공
10일 오전 성남 판교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포럼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2024.12.10 /경기도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반헌법적 비상계엄 선포 이후 비상시국이 이어지면서 사회 전반이 불안정하다. 국정 마비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불길한 조짐을 털어버릴 희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정부 불신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외 신인도는 급격히 추락했고, 해외 언론은 한국을 ‘리더십 공백’, ‘식물정부’ 상태로 전하고 있다.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안정적 운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다행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그 영향으로 심각한 파행을 빚는 지자체가 발생했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주민 접촉면이 넓은 지방 행정기관들이 큰 동요를 겪지 않고 평상시와 다름없이 정해진 사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는 주민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거의 모든 분야의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특히 경기 악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역 특화산업을 지원하며, 일자리를 늘리고,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벌이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기 위한 신속한 정책 대응이 중요하게 됐다.

광역단체장의 발 빠른 행보가 눈에 띈다. 4일 비상계엄 해제 직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외국 정상, 주지사, 유엔기구, 외국인투자기업 등에 긴급 서한을 보냈다. 국내 정치 상황을 설명하면서 기업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임을 약속한 것도 시의적절한 판단이었다. 도내 2천400여개 외투기업이 흔들리지 않고 기업 활동을 이어가게 하면서 지역 경제·산업 진흥을 도모하는 것도 도지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9일 국장급 이상 공무원 30여 명을 소집해 열린 간부회의 자리에서 민생안정 전담조직(TF) 구성을 지시했다. 민생안정 TF를 통해 한파·폭설 재난관리 대응체계 구축에서부터 취약계층 보호, 골목상권 진흥, 접경지역 안전 유지 등 사무를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민선 시장·도지사·군수·구청장들은 당적을 가진 정치인이고, 비상계엄 사태가 헌정 질서를 훼손했다는 데 여야 이견이 없는 만큼, 현 정국에 대한 정치적 발언을 하고 행동에 나설 수 있다. 다만 단체장으로서 지방자치 사무처리 기본 원칙인 주민 편의·복리증진 도모를 우선순위에 둔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비상계엄 사태로 중앙정부가 지리멸렬하게 된 처지인데, 지방정부가 중심을 잡고 서 있으면서 정상화를 지원해야 하지 않겠는가.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