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부정적 대외 여건까지 더해
인천 기업 ‘허리띠 졸라매기’ 돌입
정부 ‘안정화 정책’ 급속 추진 방침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내수 침체는 물론 부동산, 수출 등 국내 경제 불황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인천 지역 주요 기업들도 신규 투자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며 경제 한파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중국산 물량 공세,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등 부정적 대외 여건에 국내 정치 불안에 따른 여러 우려까지 가중되면서 경영 상황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은다. 탄핵 정국에 따른 고환율, 증시 하락에 향후 기업의 투자 유치와 직결된 대외 신인도 저하 우려까지 짊어졌기 때문이다.
인천에 본사를 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신규 투자할 여력이 없다”며 “업계 특성상 건설 경기와 연동되는데 정치, 경제 등 여러 여파로 관련 지표가 좀처럼 회복되기 어렵다고 보고 우선 경영 내실을 다지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채무 상환을 목적으로 한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이유도 기업 경기 악화로 투자 여력이 줄어든 데 있다. 금융감독원이 매달 발표하는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발행된 회사채 약 46조원 중 75%(35조원)가 차환 목적이었다. 회사채는 그동안 신규 생산 설비 확대와 같은 시설 투자 등 운영자금 확보 차원에서 발행됐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채무 상환에 쓰였다. 인천에 본사를 둔 SK인천석유화학, 현대제철 등도 이 같은 이유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중소기업은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 폭이 한층 더 크다. 중소기업 특성상 해외 시장보다는 소상공인이나 일반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기업 대 개인(B2C) 거래가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 심리에 정치 불안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실적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게 지역 기업들 설명이다.
인천의 한 종합가전기업 관계자는 “이커머스 라이브 판매 매출만 보더라도 전년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며 “수년 전부터 수립한 투자 확대 계획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수익이 저조해 실행하기 어렵다. 적자 폭을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업의 경제활동 안정화에 필요한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외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업들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에 전념하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민생과 경제 안정을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