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에서 진행 중인 ‘이주노동자 기숙사·화장실 사진전’에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생활 환경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2024.12.1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에서 진행 중인 ‘이주노동자 기숙사·화장실 사진전’에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생활 환경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2024.12.1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어제가 ‘세계이주민의 날’이었다. 유엔(UN)은 지난 2000년 전 세계 이주노동자를 단순한 노동력으로 간주하지 않고 내국인과 동등한 자유를 가질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고자 매년 12월 18일을 세계이주민의 날로 정했다. 20여 년이 지난 한국의 이주노동자 위상에 눈길이 간다.

국내에 외국인노동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때는 1991년 11월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가 처음 시행되면서부터다. 1992년 하반기부터 국내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도 연수생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외국인 근로자 수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노동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외국인 취업자수가 101만명을 기록한 것이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이 34만1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이 12만3천명으로 뒤를 이었다. 산업별로는 광업·제조업 종사자가 46만1천명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으며 도소매·숙박·음식점 19만1천명, 사업·서비스업 14만4천명 순이다.

외국인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세금 납부액도 커지고 있다. 2021년 기준 근로·종합소득세를 납부한 외국인은 46만9천250명이며, 이들이 납부한 세금은 1조6천680억원이다. 근로소득세 1조802억원, 종합소득세 5천878억원 등이다. 외국인 납부 세액은 2007년 4천69억원에서 점차 불어나다가 2014년에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들이 뿌리내리기에 한국사회는 여전히 녹록지 않아 보인다. 국내 상주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84.3%이지만 17.4%는 출신 국가나 한국어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처지는 정도가 더 심하다. 아직도 국내에서 일하는 상당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차별과 위험이 도사린 열악한 일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빠른 고령화만큼 국내 이주노동자 수요증가도 가파르다. 외국인 근로자 없는 조선소나 토건 및 농업분야는 생존이 불투명하며 육아와 어르신 케어 등 외국인 가사도우미 수요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동과 일본, 대만 등의 외국인 인력 유치경쟁은 설상가상이다. 아시아권 청장년들이 한국을 선호하지만 한시적이다. 외국인 근로자 모시기에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