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단과 대리인단을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반성과 성찰하지 않는데 우려하고 윤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지연을 목적으로 무리한 주장을 하는데 대비하자는 의견을 나눴다.
국회는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을 탄핵소추위원으로 세우고, 탄핵소추단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최기상·이춘석·이성윤·박선원·김기표·이용우 의원을,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 등 9인을 선임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소추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탄핵소추위원 법사위원장 대리인단에는 공동대표 3, 실무변호인 14명(총괄포함)을 세웠다.
대리인단 공동대표에는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송두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이광범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올랐고, 실무변호사 총괄은 김진한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이 맡았다. 실무변호사로는 박혁·이원재·김남준·장순옥·권영빈·서상범·이금규·김정민·김선휴·김현권·성관정·전형호·황영민 변호사 등 13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20일 오전 8시 국회의원회관 8간담회실에서 첫 간담회를 열었다.
정청래 탄핵소추위원은 우리나라 첫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의 언어를 인용했다. 정 의원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을까. 죽은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을까. 지난 80년5월 광주 영령들이 24년12월 서울의 밤을 지켜준 것은 아닐까. 비상계엄에 놀라 여의도로 뛰쳐나온 대한민국 시민들이 아니었다면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과연 의결할 수 있었을까. 국회 탄핵소추단이 힘을 합쳐 국민의 여망을 이루는 데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송두한 대리인단 공동대표는 “(비상계엄이후)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변명과 사실 왜곡, 그것에 기반한 반격을 해나가려는 상황을 보고 있다. 온 국민이 더 분노를 높여가는 상황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발언 중간 한숨을 쉬고 “반격 시도하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는 걸 보면 정말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할 것 같다.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범 대리인단 공동대표는 “민주공화국 구성원 일원으로서 변호사법이 정하고 있는 변호사의 사명을 다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제안을 받고 주저없이 승락했다”면서 “신속한 파면 결정을 받아내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하고 짧게 인사를 마쳤다.
소추단 의원들의 인사도 있었다. 박범계 의원은 “양심부재 윤석열은 거대한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긴장해서 정말 끝까지 반드시 탄핵심판을 완성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리인단의 실무 담당인 김진한 변호사는 “저희 대리인단은 이 사안 자체는 명백하고 명확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걱정스러운건 절차적 변수들, 상대방측에서 절차 협조하지 않는 경우 생기는 여러 변수들이 중요과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 TV토론회에서 젊은 여당 의원께서 ‘권력 정점에 있는 사람이 내란죄를 어떻게 일으킬 수 있나, 논리적 불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이런 논리들이 지금 은연중에 국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이번 헌법재판 과정은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과정일 뿐만아니라 국민에게 헌법의 가치, 민주공화국 가치를 알리는 교육의 장으로도 삼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