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구에서 발급한 사업장 폐기물 수집·운반증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이 인천시 서구의 한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하역작업을 마치고 빠져나오고 있다. /경인일보DB
서울시 용산구에서 발급한 사업장 폐기물 수집·운반증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이 인천시 서구의 한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하역작업을 마치고 빠져나오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의 민간 소각장들이 생활폐기물 처리 인허가 없이 다른 시·도에서 반입된 생활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사실을 경인일보가 보도한 것은 지난 11월 중순이었다. 보도 내용의 핵심은 5개 인천지역 민간 소각장 가운데 일부가 다른 시·도의 기초 지방자치단체들이 발주한 용역을 수주해 생활폐기물을 수탁 처리함으로써 정부 정책의 대전제인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이 깨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덧붙여 공적 영역에서의 폐기물 처리는 비교적 투명하고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는 데 반해 민간영역에서의 처리는 이번 사안과 같이 정부나 지자체의 관리감독 체계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민간 소각장에서 폐기물의 수거, 운반, 처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부 코드가 무시된 채 폐기물의 처리가 이뤄지고 있는 사실이 그 증거였다.

보도 이후 뒤늦게 환경부가 법률 위반 여부 검토에 나섰다. 그리고 관련 규정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제14조 2항에 대한 유권해석에서 영업대상 폐기물로 ‘사업장폐기물’ 코드만 받은 민간 소각장은 생활폐기물을 소각할 수 없지만 지자체 생활폐기물 처리 대행의 경우 예외를 인정했다.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초과했거나, 소각장 증설이 안 되는 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지자체가 직접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 생활폐기물을 쌓아둘 수 없으니 허가된 자에게 처리 대행을 시키라는 취지”라는 게 환경부의 해석이다. 사업장폐기물 영업허가를 받은 소각장이 관할 군·구청에서 변경 허가를 받지 않아도 타 지자체 위탁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인천·경기지역 민간 소각장들에 서울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길을 터 준 것인데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환경부의 이런 유권해석은 지속 가능한 자원순환 체계 구축을 목표로 지난 2020년 9월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간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추진계획’의 대전제를 스스로 저버린 것이다. 계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발생지 처리 원칙’을 시작 단계부터 환경부가 앞장서서 엎어버린 꼴이 됐다. 본문의 취지를 도외시하고 법의 예외 규정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궤변이다. 그렇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면서 어떻게 정책목표의 달성을 꾀하는가. 그동안 견지해온 정책이 자가당착(自家撞着)의 지경에 놓이게 됐음은 물론이다. 환경부의 조치는 현실 개선 의지가 전혀 없는 현상고착형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 철회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