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에 갈등 장기화 우려

 

유정복 시장, 페이스북 글 도화선

민주당 시의원 항의 방문 등 격화

여야 막론 ‘발목 잡기 지양’ 한 뜻

일각에선 긍정적 협치과정 주장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가 인천시의회 여야 갈등으로 격화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갈등이 시의회 내부에서 더 확산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와 함께 탄핵 국면 이슈에 휘둘리기보다 시민 생활과 밀접한 지역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갈등은 유정복 인천시장의 페이스북 글(야당 심판론) 게재가 도화선이 됐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의 시장실 항의 방문과 비서실의 매끄럽지 않은 대응, 국민의힘 시의원의 입장 발표 등이 맞물리면서 격화됐다.

제9대 인천시의회 개원 이후 여야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인데, 시의회 내부에서도 중앙 이슈로 인한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거나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인천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A의원은 여야 의원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장기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의원은 “해프닝에 가까운 일로 볼 수 있지만, 여야가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크게 번질 수도 있는 일”이라면서 “사태가 심화하거나 장기화하지 않도록 서로 양보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A의원은 민주당이 사과나 유감 표시 등 명확한 ‘액션’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앙의 민감한 이슈가 지역의 이슈가 되지 않도록 암묵적으로 노력해 온 측면이 있는데, 그러한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 큰불로 번지기 전에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불경기 민생을 챙겨야 하며 시의회에서도 추가경정예산안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불필요한 갈등 상황을 이어가는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선 안 된다는 취지다.

민주당 소속 B의원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지 않게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각 당의 재선 이상 중진과 시의회 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의원은 “여의도와 달리 인천시의회에선 협치가 이어졌다. 건설적 비판은 서로 인정했고, 발목 잡기를 지양했다”면서 “갈등이 격해지거나 길어지지 않도록 당내 중진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의회가 갈등을 빚으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시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의원들이 중앙당과 지역위원회, 지역구 당원 등의 ‘눈치’를 봐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각 당 의원 간 소통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갈등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협치’를 만들어가는 의회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의회 사무처에서 일했던 인천시 한 공무원은 “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면 의회 내 갈등은 부정적 현상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고 조율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번 갈등 역시 합리적 논의를 통해 조율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신은호 전 인천시의회 의장은 “정치인으로서 시의원이 시민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고, 필요시 (시장을) 규탄하는 것은 온당한 정치 행위다. 단 폭력적이어선 안 되며 본연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거나 방기하는 일도 있어선 안 된다”며 “정치적 목소리를 낼 땐 내더라도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