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 많고 대중교통 편리해 자주 머물러

역사 주변 300여명 기거… 20~30대 증가세

전문가 “임시보호소 추가 등 실질적 대책을”

노숙자들이 수원역 환승센터 고가밑에 겨울을 나려고 쳐놓은 텐트들이 늘어서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노숙자들이 수원역 환승센터 고가밑에 겨울을 나려고 쳐놓은 텐트들이 늘어서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집을 나왔어요. 그냥 여기저기 머물며 노숙하는 게 속 편해요.”

자동차 부품제조 공장에 다니다 경기불황으로 최근 실직한 조성봉(53·가명) 씨는 “집에 하는 일 없이 그냥 있는 게 눈치도 보이고 취업하기도 힘들어 노숙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며 한파를 피하기 위해 종이 박스를 맨 바닥에 깔며 잠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종이상자로 만든 잠자리에 노숙자가 몸을 눕히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종이상자로 만든 잠자리에 노숙자가 몸을 눕히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우리나라 노숙자는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제 발전과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이로 인해 주거 불안정과 노숙 문제가 대두 됐다.

특히 1997년 IMF 이후 많은 사람들이 실직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노숙자의 수가 급증했다. 이후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노숙자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존재한다.

저녁 무료급식을 받으려고 노숙자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저녁 무료급식을 받으려고 노숙자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원역은 유동 인구가 많고 대중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노숙자들이 자주 머무르는 장소 중 하나이다.

현재 임시보호소와 역사 주변에서 기거하는 노숙자는 대략 300여 명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 노숙자가 시멘트 보도블록에 이불을 깔고 자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한 노숙자가 시멘트 보도블록에 이불을 깔고 자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원역 주변의 수원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사회복지시설, 민간단체 등이 노숙자 쉼터, 자활프로그램, 무료급식소 운영 등 노숙자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점심급식으로 나온 볶음밥.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점심급식으로 나온 볶음밥.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숙자들의 필요를 반영한 종합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거, 건강, 직업 교육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노숙자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정기적인 조사와 데이터 수집을 통해 직업 훈련 및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 노숙자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눈 내린 날 야외에서 식사하는 노숙자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눈 내린 날 야외에서 식사하는 노숙자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원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이정하 사회복지사는 “최근에는 20~30대 젊은층 노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취업난, 가정불화 등의 이유로 수원역 임시보호소에 입소하는데 장기불황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이들을 수용하고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임시보호소 추가 설치 등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시보호소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임시보호소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