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경찰관을 사칭해 전·현직 대통령 관련 기사를 열지 말라는 내용의 허위 메시지가 수년째 확산 중인 가운데 경찰이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이영필 경기남부청 계장 “‘윤석열 사망’ 가짜 메시지, 제가 보낸게 아닙니다” [미공개 수첩]

이영필 경기남부청 계장 “‘윤석열 사망’ 가짜 메시지, 제가 보낸게 아닙니다” [미공개 수첩]

‘12·3 비상계엄 사태’, ‘대통령 탄핵 가결’ 등 혼란한 정국 사이 활개 치는 허위 정보… ‘가짜 메시지’ 속 숨은 피해자, 이영필 계장의 억울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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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중부경찰서는 지난 24일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이영필 국제범죄수사계장으로부터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이 계장은 본인의 이름을 사칭한 허위 메시지가 이달 중순부터 확산하는 것을 보고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긴급! ‘윤석열 사망’이라는 CNN 기사 절대 열지 말라”는 내용의 가짜 메세지가 한 단체채팅방에서 확산되고 있는 모습(왼쪽)과 해당 메세지에 실명이 언급된 이영필 계장이 자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낸 해명 메세지(오른쪽). 2024.12.20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긴급! ‘윤석열 사망’이라는 CNN 기사 절대 열지 말라”는 내용의 가짜 메세지가 한 단체채팅방에서 확산되고 있는 모습(왼쪽)과 해당 메세지에 실명이 언급된 이영필 계장이 자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낸 해명 메세지(오른쪽). 2024.12.20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해당 메시지에는 “긴급. ‘윤석열 사망’이라는 CNN기사 절대 열지 마세요. 내란사건과 관련 ‘우려되는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e-메일 유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북한에서 어제 작성한 악성 코드가 담긴 메일”이라며 “열어보는 순간 휴대폰이 북한 해커에게 접수됩니다. 주변 분들께 홍보 부탁드립니다”라고 쓰여있다.

메시지 하단에는 이 계장의 실명이 담겨 있어 경찰의 공식 공지처럼 보이지만 사칭 메시지다.

이 계장은 “초기엔 누군가가 명의를 도용해 유포한 허위사실이니 삭제해달라는 내용의 해명문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대응했었다”며 “공무원으로서 감수해야 한다고도 생각했지만, 엄청난 속도로 유포되는 걸 보면서 사회에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의심이 생겨 진정을 넣었다”고 말했다.

앞서 2016년에도 이 계장 이름과 함께 “‘박근혜 사임’이라는 CNN 기사를 열지 말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허위 메시지가 확산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민원 전화가 쏟아지자, 통신 3사와 카카오톡에 공문을 보내 ‘박근혜·최순실·이영필’ 관련 메시지를 제재해달라고도 요청했었다.

/목은수·이영지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