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항공 참사에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지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착륙 후 화재가 발생해 탑승객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 설상가상 참사 하루 만에 제주항공의 같은 기종에서 또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이상이 발견됐다. 30일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B737-800 기종)은 이륙 직후 문제를 발견, 48분 만에 김포공항으로 회항했다. 결국 승객 161명 중 21명은 탑승을 포기했다. 대형 참사 불안감에 비행 공포증 확산이 우려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사태 수습이다.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해 발생한 엔진 이상이란 증언과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예단은 금물이다. 수동 조작이 가능한 랜딩기어 미작동,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 조종사의 동체착륙 결정에 대한 의문이 추측성 분석으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에 최소 6개월, 길게는 3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가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석 음성기록장치(CVR) 등을 수거해 조사하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오기까지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미국 CNN 방송이 항공전문가의 말을 빌려 “추측은 조사관의 최악의 적이며, 섣부른 단정은 금물”이라고 경계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이고, 최상목 권한대행이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까지 1인 4역을 수행하고 있다.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관계 부처·기관이 참여하는 통합지원센터를 현장에 마련해 적극 지원에 나섰다. 여야 지도부도 잇달아 현장을 찾아 국회와 당 차원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상임위 일정도 순연했다. 상황이 엄중한 만큼 여야 모두 정쟁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12·3 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에서 참사가 발생했다. 국가재난 상황에서 정부는 불안정한 대행·공석 구조다. 수습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될지 걱정이 앞선다. 이럴 때일수록 여·야·정은 사태 수습과 행정 공백 최소화에 상호 협력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 공항의 관제와 시설물, 항공사의 정비 시스템을 빈틈없이 전수 점검해 빈틈을 확인하고 막아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