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드론 입찰 ‘성능평가 공정성’ 논란

목표지점 복귀 실패에도 A업체 최고점… “풍속 다른 기상조건 고려”

해양경찰의 함정 드론 공급 업체 선정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해양경찰청이 최근 진행한 ‘2024년 함탑재용 무인기 15대 구매’ 사업 입찰에서 탈락한 한 업체가 평가 결과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 사업은 불법 조업 어선 단속과 해상 순찰, 수색·구조 임무를 위해 해경 함정에 실을 드론 15대를 구입하는 내용이다. 총사업비는 30억원이다.

해경은 무인기 구매사업 입찰에 참여한 업체 6곳 중 적격 업체 3곳을 대상으로 지난 17~18일 전남 여수 해상에서 함상평가를 진행했다. 함상평가에서는 ▲비행시간 60분 이상(5점) ▲운용 반경 20㎞ 이상(5점) ▲임무장비 기능 탑재(5점) ▲해양·함상 운용(이·착함 등) 적합성(5점) 등 드론의 실제 해상성능 평가가 이뤄졌다. 함정에서 출발한 드론이 20㎞ 거리 목표 지점까지 이동한 다음 해상을 촬영해 다시 함정으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정량적(10점) 평가와 해상성능이 포함된 정성적(90점)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A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되자 탈락한 한 업체는 평가 결과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최고점을 받은 A업체의 드론이 20㎞ 거리 목표 지점에서 함정으로 복귀하지 못했고, 함정이 직접 이동해 드론을 수송했다는 이유다.

A업체 드론은 반환점 주변에서 돌아오지 못했고, 다른 B업체 드론은 아예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C업체 드론은 반환점을 돌아와 목표 지점을 3㎞ 남기고 비행이 어려워 A업체처럼 함정에 수송됐다.

해경은 3개 업체의 해상성능 평가가 이뤄질 때 각각 다른 기상 상황이 적용돼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해경에 따르면 드론 비행 당시 풍속은 A업체 12~18㎧, B업체 8~10㎧, C업체는 10㎧다. 평가 장소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돼 있었고 3개 업체 모두 기상 악화로 복귀가 제한됐다는 게 해경 설명이다.

30일 해경 관계자는 “기상으로 모든 드론이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각각 다른 풍속에서 평가가 진행됐는데, 서로 다른 풍속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양·함상운용(이·착함 등) 적합성(5점)’에서 차등 평가가 이뤄졌다”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함정 기동 요청이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해상성능 평가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조경욱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