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탄핵으로 걱정 끼쳐 사과
이재명 향해 “입법폭거 멈춰달라”
김용태 등 비대위원·당직자 내정

국민의힘이 ‘권영세 비대위’ 체제로 당을 정비했다. 권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비대위원장에 선출된 뒤 취임 일성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걱정 끼친 점을 깊이 사과하고, 야당에 대해서도 입법폭거를 멈춰달라고 호소하며, 여야정협의체의 조속한 운영을 제안했다.
권 위원장은 취임식을 생략한 채 곧바로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비상대책위원과 주요 당직자도 곧바로 내정하는 등 당 전열을 신속히 정비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 모바일 투표에서 선출된 뒤 취임사를 통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들은 지금 하루하루가 너무 힘드신데 우리 당, 우리 국회,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너무나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권 위원장은 “정치의 위기가 경제와 안보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루속히 혼란을 안정시키고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변화와 혁신의 채찍질을 멈추지 않겠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제 사법이 할 일은 사법에 맡겨놓고 국회는 국회의 역할을 할 때”라며 “줄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중히 요청한다. 입법폭거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지금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조속히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권영세 비대위’ 체제에 참여할 새 비대위원 5명과 주요 당직자 6명을 내정했다. 새 비대위원에는 경기도 포천·가평 출신의 김용태 의원을 비롯, 임이자(상주 문경) 최형두(창원 마산합포) 최보윤(비례대표) 의원을 내정하고 당연직인 김상훈 정책위의장을 유임시켰다. 사무총장에는 3선 출신 이양수(속초 인제 고성양양) 의원을 임명하고, 재선의 조정훈(서울 마포갑)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 김재섭(서울 도봉갑) 의원을 조직부총장에 인선했다. 이밖에 수석대변인에 신동욱(서울 서초을) 의원을, 법률자문위원장에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을,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 강명구(구미을)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비대위 활동 기한은 6개월이며, 향후 전국위원회 의결로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