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일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에 환율이 치솟는 상황까지 벌어진데 대해 “현재 우리경제는 1997년 IMF 사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그 당시엔 위기 이후에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탄력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와 만나 이 같은 우려를 표시하며 “환율은 경제의 체력을 나타내는데 환율이 치솟는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위기인지를 알 수 있다. 정치 혼란이 해결된다 해도 경제가 회복하는데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핵 정국 속에 대행에 대행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최상목 경제부총리에 대해선 “잘못하고 있는 점이 많다. 빠르고 확실하게 파격적으로 결정을 해야 안정이 되는데 (대행이 내린)어떤 결정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합동분향소를 찾았던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시민들이 새해 첫날부터 조문을 하려 오신 모습을 봤다. 가족 단위로 찾아오신 분들도 많았다. 국가에 무슨 일이 있을 때 이렇게 마음을 합칠 수 있는 것이 한국의 저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국무조정실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신문사에 기고한 칼럼을 언급했다. ‘혜화역 3번 출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는 평소 다니던 혜화역의 풍경이 아들의 투병으로 다르게 보였던 경험을 예로 들며 당시 세월호 참사를 위로했다.
이 칼럼에서 김 지사는 “우리처럼 모든 국민이 함께 아파하는 나라는 그리 흔치 않다. 여기서 더 나아가 서로를 위로하고 보듬어 주는 치유공동체를 만들면 좋겠다. 그리고 희생된 분들을 오래 기리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진정한 사회적 자본이고, 희생된 꽃 같은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진 빚을 갚는 길”이라고 적었다.
이날 다시 김 지사는 해당 칼럼을 다시 거론하며 “비상계엄, 탄핵정국,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도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