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배현진 피습에도 여전한 위협

 

‘李 살해 전화’ 30대 남성 긴급체포

“계엄사태후 관련 글 많아져” 불안

“美 과잉행동 유발글 대통령도 제재”

피습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1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퇴원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1.10 / 연합뉴스
피습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1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퇴원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1.10 / 연합뉴스

지난해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향한 피습 사건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치권을 향한 살해와 폭파 등의 테러 위협이 지속돼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극단으로 치닫는 정국 속 테러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경찰력 낭비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과천경찰서는 지난 2일 진보성향 유튜버에게 이재명 대표를 살해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건 30대 남성을 긴급 체포(1월3일 인터넷 보도)했다. 같은 날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는 ‘폭발물을 설치해 폭파시키겠다’는 협박 내용이 담긴 팩스가 도착해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12월27일 경남경찰청은 한 언론보도물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하면 민주당사를 폭파하겠다’는 댓글을 단 60대를 붙잡았고, 이로 인해 민주당 중앙당사에도 수색을 위한 경찰력이 동원된 바 있다.

“이재명 대표 살해하겠다” 유튜버에 협박 전화 건 30대 체포

“이재명 대표 살해하겠다” 유튜버에 협박 전화 건 30대 체포

진보성향 유튜버에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살해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건(1월2일 인터넷보도) 30대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과천경찰서는 협박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3시께 발신자 표시 제한 상태로 민주당 지지 의사를 밝힌 유튜버 B씨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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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이후부터 이 대표에 대한 전문 경호인력을 충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해 1월 피습 이후 이례적으로 선거철이 아닌 평시에도 사설 경호업체 소속 전문 인력을 투입해 보호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이후 사무실 외벽에 낙서 테러를 당한 국민의힘 경기도당 관계자 역시 “향후 또 다른 사건 발생 시 경찰에 엄정한 대응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과 관련해 정당 사무실 또는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에 낙서, 오물투척 등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새벽 국민의힘 경기도당 건물에 쓰인 낙서. 2024.12.4 /국민의힘 경기도당 제공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과 관련해 정당 사무실 또는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에 낙서, 오물투척 등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새벽 국민의힘 경기도당 건물에 쓰인 낙서. 2024.12.4 /국민의힘 경기도당 제공

이처럼 탄핵 정국 이후 특정 정치인 혹은 정당 사무실에 대한 테러 위협이 빈번해지자 경찰 내부에선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보다 온라인 상에 살해, 폭탄 테러 관련 게시글과 댓글이 더 많이 올라온다”며 “앞서 실제 피습이 있었기 때문에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수사에 나서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치안 수요가 높은 시국에 테러 위협은 사안의 경중과 관계없이 엄중하게 다뤄져야 하며, 극단적인 행동을 부추기는 발언 역시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미국은 SNS 등 플랫폼상에 정치적 과잉 행동을 유발하는 글을 쓴다면 현직 대통령이라도 이용 제재를 가한다”며 “특정 정치인을 향한 항의 문자 테러 등 일상을 위협하는 행위 역시 지양돼야 한다”고 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