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의붓아들 고(故) 이시우 군 학대 사망 사건 계모 A씨에 엄벌을 촉구하는 피켓. /경인일보DB
인천 남동구 의붓아들 고(故) 이시우 군 학대 사망 사건 계모 A씨에 엄벌을 촉구하는 피켓. /경인일보DB

12세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가 6일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1, 2심에서 선고된 징역 17년이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2배가량 늘어났다. 형벌의 과도한 차이는 계모의 범죄가 아동학대 치사인지 살해인지에 대한 각급 법원의 상이한 판단의 결과다. 1, 2심 법원은 살해의 고의가 없어 치사죄로 봤지만, 대법원은 살해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원심을 파기했고, 결국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의 판단을 수용한 것이다.

2023년 세상에 알려진 이 사건은 계모의 잔악한 학대행위로 여론이 치를 떨었다. 계모는 무려 11개월 동안 의붓아들을 온갖 방법으로 학대했다.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도착한 아이의 전신은 성한 데가 없었다. 병원이 즉각 경찰에 신고할 정도였다. ‘죽이겠다’는 확고한 고의는 아니더라도, 집요한 학대행위는 ‘죽을 수도 있고’ ‘죽어도 상관없다’는 살해의 미필적 고의의 증거로 충분했다. 하지만 1, 2심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살해당한 12세 소년의 생명의 가치를 터무니없이 가벼운 징역형으로 상쇄했다.

인천의 한 교회에 감금돼 학대당해 사망한 여고생 사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학대를 주도한 교회 합창단원 3명에게 징역 4년~4년6개월을, 감금과 학대를 방임한 친모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없다고 봤다. 게다가 같은 범죄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친모의 처벌불원 의사를 받아들여 학대 주범들의 형량을 대폭 줄여줬다. 학대 주범과 종범에게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구형한 검찰이 무색해졌다.

아동학대사망 사건 피고인의 ‘미필적 고의’ 인정에 인색한 법원, 특히 하급심 판단은 피해 회복이 불가능한 범죄 희생자를 위한 사법정의 실현에 역행한다. 사회적 공분을 야기하는 아동학대범죄는 특례법으로 무겁게 처벌한다. 학대 행위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의 고의적이고 자발적인 범죄라는 법리 때문일 것이다. 학대의 결과가 사망이라면 살인으로 여기는 국민의 법상식에 부합하는 법리다.

12살 아이를 200여 차례 폭행하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여고생을 3개월 동안 감금하고 폭력을 가하면 사망할 수 있다고 봐야 정상적인 판단이다. 학대는 죽어도 상관없다는 의도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아동학대 범죄의 고의성은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 법원 내부의 법리적 이견 해소가 시급하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