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위치 바뀌게 생긴 신공항들

 

화성호 철새 개체수, 무안 2배 육박

주요 이동경로 걸쳐 부적합 목소리

정부, 조류충돌 우려에 규제 강화

이미 사업 들어간 지방 공항 유탄

전남 무안 제주항공 사고의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이 제기되면서, 경기국제공항의 유력 후보지인 화성호가 철새 이동경로에 걸치는 등 공항 후보지로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오후 화성시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2025.1.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전남 무안 제주항공 사고의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이 제기되면서, 경기국제공항의 유력 후보지인 화성호가 철새 이동경로에 걸치는 등 공항 후보지로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오후 화성시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2025.1.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불거진 ‘조류충돌’(버드스트라이크) 위험성으로, 경기국제공항 추진 동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국제공항의 유력 후보지인 화성호의 경우 무안공항 인근의 2배에 육박하는 철새 개체수뿐 아니라 주요 이동경로에 걸치며, 공항 후보지로는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신공항에 대한 관련 규정 강화를 공언하면서, 정부의 추진 결정 등에도 이같은 문제가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이 가장 최근인 2021년 발표한 ‘철새 이동경로 연구’를 보면 화성호 인근은 대표 철새인 검은머리갈매기와 황새, 저어새 등의 주요 서식지 및 이동경로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검은머리갈매기의 2020~2021년 이동경로를 보면 일본에서 국내, 그리고 북한을 거쳐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는 동안 화성호를 2번 이상 거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호를 끼고 있는 남양만 지역은 지난 2023년 12월 8~10일 동안 관찰된 조류가 1만4천549개체로, 무안공항 인근인 현경면·운남면(7천465개체)보다 2배에 육박하는 등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이번 항공기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조류충돌에 대한 공항 건설의 규제 강화 의지를 밝히면서, 조류의 서식과 이동 여부도 중요한 관점이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진행한 여객기 참사 브리핑을 통해 조류 충돌과 관련해 현재 건설이 추진 중인 신공항에 대한 관련 규정 강화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공항 건설 과정에서 추진 당락을 좌우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중 조류충돌 위험성 규정을 보완해 안전 규제 문턱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신공항 개발은 국토부가 예비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그리고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통과해야 본격적 실시설계에 들어갈 수 있다.

전남 무안 제주항공 사고의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이 제기되면서, 경기국제공항의 유력 후보지인 화성호가 철새 이동경로에 걸치는 등 공항 후보지로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오후 화성시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2025.1.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전남 무안 제주항공 사고의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이 제기되면서, 경기국제공항의 유력 후보지인 화성호가 철새 이동경로에 걸치는 등 공항 후보지로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오후 화성시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2025.1.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미 사업 추진에 돌입한 지방 공항들도 철새도래지로 조류충돌 위험이 부각되면서 유탄을 맞고 있다.

2027년 개항 목표로 연내 착공이 유력한 전남의 흑산공항은 지난 5일 광주·전남환경운동연합이 공식 성명을 통해 흑산도가 국내 철새 80%의 이동지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며 백지화를 요구했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꼽히는 낙동강 하구 인근에서 추진 중인 가덕도 신공항 역시 지역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국제공항을 추진중인 경기도 관계자는 “화성의 화성호는 공항 입지의 국제적 기준을 따르다 보니, 항공 소음을 피한 해안가 위주로 정해진 후보지였지만, (철새 도래지 등의) 환경적 요인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올해 예정된 3곳의 후보지 대상 지역별 공론화 자리에서 참사를 통해 부각된 안전 문제에 대해 개선된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