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모바일 수요 부진
잠정실적, 시장 전망치 밑돌아
작년 ‘지방세 0원’ 악몽서 탈출
수원·용인·화성·평택 등 ‘안도’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이 증권가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원, 용인, 화성, 평택 등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법인지방소득세를 단 10원도 받지 못했던 경기도내 지자체들은 어느 정도 세수를 걷게 되면서 재정 운영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8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잠정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65% 늘고 전 분기보다 5.18%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30.5% 증가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을 7조원대로 예상했는데, 이마저도 충족하지 못했다.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실적 부진은 스마트폰, PC 등 전방 IT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길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견조하지만,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지연되면서 아직 HBM의 실적 기여도가 낮은 상황인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부문 실적도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 등에 다소 둔화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등에서 수요가 부진했고, 디바이스솔루션(DX)부문도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 및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한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장 기대를 밑돈 실적에도 불구하고 2024년 삼성전자로부터 법인지방소득세를 단 한 푼도 받지 못해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던 지자체들은 다소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안도하는 모습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법인지방소득세 납부 현황을 보면 수원, 용인, 화성, 평택 등 4개 지자체는 삼성전자로부터 2022년 7천251여억원, 2023년 5천546여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납부받았지만 삼성전자가 2023년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2024년엔 단 한 푼도 거두지 못했다. → 그래프 참조
2024년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지만 2023년에 비해서는 크게 증가함에 따라 상당한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원 1천억원, 용인 300억원, 화성 1천억원, 평택 500억원 등 당초 2천800여억원보다는 10~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 예산 중 대기업이 납부하는 지방세가 차지하는 부분은 굉장히 크다”며 “지난해 삼성전자의 법인지방소득세가 0원이 되면서 예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나마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선방하면서 예상한 것보다 못하지만, 어느 정도 세수가 확보돼 시 재정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부진한 실적에도 당분간 반등세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일대비 1천900원(3.43%) 오른 5만7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