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환자 급증, 1천명당 70명대
소아청소년과 의원 등 내원자 북적
“코로나때 백신 접종률 감소 원인
접종 최우선… 개인 위생 철저히”
올겨울 한파의 여파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 경기도 내 병원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질병청이 운영하는 전국 300개소 의원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최근 5주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발생이 증가하며 올해 첫째주에 외래환자 1천명 당 99.8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2주차(73.9명) 대비 1.4배 늘어난 수치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는 관내 80개소 의원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지난해 52주차에 전국 수치와 유사한 70명가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도내 표본감시 의료기관 3개소를 방문한 호흡기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검사를 진행했는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이 지난해 12월 둘째주 4%에서 셋째주 25%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독감이 유행하면서 도내 병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상황이다. 이날 오전 수원시 영통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는 진료차 방문한 영·유아들과 보호자들 20여명이 대기 중이었고, 병원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해당 의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주로 독감 환자들이 내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년에 비해 독감 환자가 확실히 늘어난 걸 체감하고 있고, 독감 유행이 더해지면서 요즘은 하루 300명 이상이 내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성남시 분당구의 한 내과 의원 대기실에도 환자들로 가득했다. 해당 의원 간호조무사 박모(47)씨는 “요즘 독감 검사를 하루에 최소 30번은 한다”며 “지난주가 정점이었는데 내원하는 사람 중 80%가 독감 환자였고, 환자가 많아 대기시간만 3시간을 넘겼다”고 전했다. 병원을 찾은 윤모(24)씨는 “열이 심하게 나고 기침이 심해서 병원에 왔는데, 대기하는 데만 1시간이 넘었다”며 “주위에 독감에 걸린 지인들이 꽤 있는데 확실히 요즘 독감이 유행인 것 같다”고 했다.
질병청은 독감 환자 급증의 원인으로 지역사회의 인플루엔자 면역력 감소를 꼽았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활동이 축소됐는데, 당시 태어난 아이들이 감염되지 않고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감소하면서 인플루엔자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질병청 관계자는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겨울철 환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준수하면 독감을 피해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