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대기 ‘이동노동자’ 쉼터 조성 조례 제정
미추홀구 한 아파트 쉼터 제공 의사 밝혀
연일 강추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겨울철에도 마땅히 쉴 곳이 없어 야외에서 대기해야 하는 이동노동자를 위한 조례가 인천 미추홀구에서 제정됐다.
미추홀구의회 복지건설위원회 김진구(더불어민주당·라선거구) 의원이 발의한 ‘미추홀구 이동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지원 조례안’이 지난 6일 시행됐다. 이동노동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77조에 따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특정한 업무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고 주로 이동하며 노동하는 이들을 말한다. 택배·배달·대리운전 기사, 학습지 교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조례는 미추홀구가 이동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조사와 연구를 실시하고 이들에게 상담과 교통안전 교육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조성을 위한 근거도 마련됐다.
현재 인천에는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3곳이 운영 중이다. 2023년 6월 부평구 십정동에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사목부가 처음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엠마오’를 조성했다. 같은해 11월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 인천시가 운영하는 생활물류쉼터가 문을 열었다. 남동구 남부근로자종합복지관에 있는 이동·플랫폼노동자도 지난해부터 운영 중이다.
이 조례가 발의되자 미추홀구 학익동 한 아파트 측이 미추홀구의회에 단지 내 공간을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로 제공할 수 있다고 의사를 밝혔다. 이 아파트는 어린이와 학생들이 버스를 타기 전에 잠시 대기하는 공간을 이동노동자 쉼터로도 활용하자고 미추홀구의회에 제안했다.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 주민들은 전 세대 입주가 끝나면 회의를 거쳐 이를 미추홀구에 제안할 예정이다.
김진구 의원은 “요즘 같이 추운 겨울철에도 야외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는 이동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이 조례를 발의했다”며 “배달·택배기사 등 이동노동자와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며 아파트 공간을 쉼터로 조성하자고 제안한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추홀구에 이동노동자 쉼터가 꼭 조성돼 주민들의 온정이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