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용기포항에 여객선이 정박한 모습. /경인일보DB
백령도 용기포항에 여객선이 정박한 모습. /경인일보DB

지난해 7월 옹진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선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이번에는’ 하고 기대를 모았었다. 앞서 2023년 공모에선 선박 출발 시각 등을 놓고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옹진군과 우선협상대상자가 여객선 도입과 운항 조건에 흔쾌히 동의했다. 2020년부터 여덟 차례나 공모에 나섰으나 모두 무산됐던 인천~백령 항로 대형 여객선 도입 사업이 마침내 순풍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사업자가 선박 건조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합의서는 두 달 만에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옹진군이 지난 9일 다시 10차 공모를 발표했으나 전망은 여전히 밝지 못하다. 지난 9차 공모와 동일한 조건을 내건 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사업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선사들이 과연 이번에는 공모에 응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백령도 주민들도 떨떠름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10차 공모에까지 이르면서 결국 시간만 허비했는데 다시 똑같은 조건을 내건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주민들은 대안으로 대형 여객선을 인천시와 옹진군이 자체 건조해 투입하는 방안을 지지하지만 이 또한 회의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옹진군이 시작한 자체 타당성 조사는 오는 3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자체 조사인 만큼 공공성을 앞세워 설사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낸다 하더라도 그다음부터가 문제다. 지방재정법에 따라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다시 타당성 조사를 의뢰해야 하고, 이후 행안부 중앙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 민간 선사들도 꺼리는 판에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새 선박을 건조·운영하겠다는 계획의 타당성을 인정해 줄지 의문이다.

백령도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지자체가 완전공영제를 도입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동안 주민들이 겪어온 물적·정신적 피해와 고통을 생각하면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적 영역이 민간 영역에 직접 개입해 문제 해결을 시도할 때 초기에 유효했던 방법들이 시간이 가면서 감당할 수 없는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 또한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지금 선사들에게 제시한 조건이 결코 나쁘다고 할 순 없으나 좀 더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게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접근 방법이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