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로바이러스 감염, 5년새 2배로
검출해역 굴 ‘조리 표기’후 유통
식별 어려운 경우 많아 위험 높여
해수부 “권고일뿐 강제규정 없어”
노로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최근 5년새 2배 이상 늘어 주의가 요구되는 반면, 바이러스의 대표적 원인으로 꼽히는 생굴의 경우 대형마트 등에서 포장 판매되는 상품 등에 이 같은 위험성을 알리는 주의 문구 표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노로바이러스 감염 발생 추이는 5년새 2배 넘게 증가했다. 감염자 발생 건수는 지난 2020년 3천219건에서 2021년 4천82건, 2022년 4천673건, 2023년 5천926건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 6천764건을 기록했다.
노로바이러스는 대부분 겨울철 익히지 않은 생굴 등 어패류를 통해 체내에 들어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그러나 노로바이러스는 85℃에서 1분 이상 가열할 경우 사라진다는 점 때문에 바이러스가 검출된 해역에서 나온 생굴의 경우에도 ‘가열조리용’, ‘반드시 익혀 드세요’ 라는 문구를 추가하면 시중에서 유통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생굴을 포장 판매하는 업체들은 해당 문구를 적시는 하되 주로 눈에 잘 보이지 않게 작은 글씨로 표기, 소비자들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찾은 용인시 수지구의 한 대형마트에선 제철을 맞은 생굴을 할인 판매 중이었다. 포장지 겉면 원산지 표시 옆 작은 글씨로 ‘가열조리용’이라 적혀 있었지만, 한눈에 알아보기 힘든 작은 크기였다. 같은 날 수원시 팔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비닐 포장 굴 역시 뒷면에 작은 글씨로 주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생굴을 구매한 박민자(46)씨는 “요즘은 불안해서 데쳐 먹고 있지만, 가족들이 생굴을 좋아해 날것으로 먹는 경우도 많다”며 “젓갈 등으로 여전히 생으로 먹는 사람이 많은 만큼 노로바이러스 검출 가능성이 있는 굴은 명확한 표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은 명확한 규정이 없어 표기 확대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생식용 굴에 노로바이러스 검출 기준 규격을 마련한 국가가 없고, 우리나라 역시 없다”며 “노로바이러스 검출 해역에서 나온 제품의 경우 권고사항으로 가열조리용 문구를 포함시키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더 명확히 표기하도록 하는 의무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