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시 15년만 연속 3회 낮추게 돼
높아질 소비자물가… 동결 가능성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새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가운데 금리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침체와 정국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위축된 소비·투자 등 내수를 살리려면 금리를 더 낮춰 이자 부담이라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16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 수준인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해 왔다. 한국은행이 이번에도 금리를 낮추면 15년 만에 3회 연속 금리 인하가 이뤄지게 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25일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정치 불확실성 증대, 주력 업종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된 점을 고려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지난해 10월과 11월에 이어 금리를 0.25%p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 경기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우선 금리를 낮춰줘야 한다”며 “건설투자가 부진하고 소비 침체도 이어지는 데다,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도 올해 둔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통화 정책의 경기 안전판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올해 경제 성장률이 1%대 중후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리 인하로 경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 수준의 미국·한국 간 금리차(1.50%p·한은 1월 인하시 1.75%p)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 이하로 예상돼 성장 둔화에 더 초점을 맞출 환경이 갖춰졌다”고 전했다.
다만, 금리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가뜩이나 불안한 원·달러 환율이 더 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은 “작년 11월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관세정책 우려에 계엄 등 국내 정치 요인도 겹쳐 환율이 많이 오른 상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더 낮아지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며 환율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환율 상승으로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오를 텐데, 한은의 정책 목표 1순위가 물가 안정인 만큼 성장보다는 우선 물가와 금융 안정 측면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천465.0원)보다 8.2원 오른 1천473.2원에 개장했다. 4거래일째 오름세로 1천470원대 환율은 종가 기준 지난해 말(1천472.5원) 이후 처음이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