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5의 주제는 ‘몰입’(dive in)이다. 기술로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탐구하자는 의미다. 상상력과 도전을 자극하는 주제다. CES 2025는 지난 1월 7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전 세계 160여개국·지역에서 4천500여개 기업들이 비장의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 기업들도 1천여개사가 참가했는데, 미국·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 유레카관에 참가한 1천300여개 스타트업·벤처기업 중 한국 기업이 48%나 차지했다. 또 혁신상을 수상한 292개 기업 중 192곳이 한국 기업일 정도로 존재감을 각인했다.
이번 CES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지역 기업을 홍보하려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대거 참여했다. 경기·인천은 물론 서울·부산·대구·경북·충남 등 전국 17개 광역단체가 부스를 마련했다. 경기도통합관에는 화성·고양·광명·파주시와 17개 스타트업이 동행했다. 수원 ‘벡스랩’의 AI기반 심리치료 플랫폼과 부천 ‘티엠이브이넷’의 초고속 충전 케이블이 혁신상으로 기술력을 인증받았다. 경기도통합관은 총 766건의 수출 상담과 276건의 계약을 추진했고, 8천330만 달러 규모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현장에 ‘인천-IFEZ 홍보관’을 열었다. 지역 기업 6개사가 9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도록 견인했다.
최첨단 기술 경연장 CES에 K-라면 즉석조리기가 등장했다. 한류문화의 하나인 ‘한강 라면’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파주 ‘이데아’는 100만달러 상당의 공급계약서에 사인했다. 화성 ‘렉스피’는 자동화 생맥주 기계를 선보였다. 원하는 양을 입력하면 최적의 거품 맥주가 나온다. 맥주 판매량과 매출액을 매장 포스 기기로 자동 전송하는 똑똑한 기능도 탑재했다. 프랑스 소프트웨어 회사와 50만달러 상당의 MOU를 체결했다. 인천 ‘퓨처센스’는 식품이력 추적관리 블록체인 서비스로 엄격해진 글로벌 식품 규제에 해법을 제시했다.
반도체·AI(인공지능)·로봇 등 첨단 거대 기업들이 CES의 메인 무대를 차지한다. 하지만 ‘별들의 전쟁’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기·인천지역 강소기업이 선보인 기술은 기발하고 혁신적이다. 인류의 삶에 이롭고 편리하다. 지자체 CES 부스에서 유니콘 기업들이 탄생하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