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 시즌이 되면 늘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 부서 이동이 필연적인 직장에서는 특히 인사가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인사가 만사’라는 흔하지만 조직 운영의 핵심을 간파한 명언이 매번 되새겨지는 것은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미국의 경영학자이자 현대 경영학을 창시한 학자로 평가받는 피터 드러커는 인사에 대한 중요성과 철칙 등을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올바른 자리에 두는 것”이라며 이를 리더십의 궁극적인 시험으로 여기기도 했다.
기자들에게도(자신이 속한 언론사든, 출입처이든) 인사는 늘 관심의 대상이다. 기자 개인의 경우 인사가 나면 해당 부서의 시스템에 적응하고, 출입처를 알아가는데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보통 1년쯤 됐을 때 ‘이제 좀 알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2년 정도는 머물러야 취재원과 아이템의 폭이 넓어지고, 내가 맡은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가 좀 더 깊어짐을 느낀다. 공모로 뽑히는 기관장들이 “무언가를 해보기에 2년은 너무 짧다”라고 말하는 것이 그냥 해보는 말이 아님을 이해한다.
최근 2년여 사이에 경기도의 문화체육관광국장이 4번이나 바뀌었다. 6개월마다 한 번씩 인사가 난 셈이다. 5번째 국장의 인사 소식이 전해지자 산하 기관의 직원들 사이에서 “이런 적이 있었냐”며 당혹감을 표하는 이들도 상당했다. 그간 관련 사업과 정책, 향후 계획들을 보고하는 일이 반년 단위로 반복됐다. 말 한마디에 그 방향성이 바뀌어 버리는 사업이 생기고 혼란을 겪는 일도 당연히 벌어졌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언급됐지만, 여러 사업과 정책을 연속성 있고 일관성 있게 이어가는 데 있어 잦은 인사는 환영할만한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누군가를 빛내기 위해 매번 “중요하다” “꼭 필요하다”는 말 뒤에 빈껍데기처럼 덩그러니 놓여 있는 ‘문화’를 적잖은 시간 지켜본 이의 입맛은 여전히 씁쓸하다.
/구민주 문화체육부 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