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포함땐 최대 9일 휴식 가능

경총 조사 ‘5일 이하 휴일’ 25%

상여금 저조… “연차도 어려워”

정부가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최대 9일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졌지만, 중소기업에게는 ‘그림의 떡’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오는 31일을 휴일로 지정, 오는 25일부터 2월2일까지 9일간 연휴를 즐길 수 있다.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 GS그룹, 효성그룹, SK하이닉스 등 상당수 대기업들이 9일간을 유급 휴무일로 지정했고 삼성전자와 CJ제일제당, 롯데쇼핑 등은 31일을 권장 휴무일로 지정했다.

포스코 등 격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기업은 31일 자율휴무에 들어가며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31일을 ‘샌드위치 데이’ 휴무일로 지정했다.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은 31일 휴무를 권고했다. 제주항공은 31일을 창립기념일(1월 25일) 대체휴무일로 지정하는 등 항공업계도 필수 인력을 제외한 직원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직원 5인 이상 6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 휴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6일간(25~30일) 휴무 응답은 45.0%로 가장 많았고 ‘5일 이하’라는 응답 비율도 25.0%에 달했다. 9일 이상 장기 휴무하는 비율은 22.1%에 머물렀다. 특히, 7일 이상 쉬는 기업 비율은 300인 이상 기업(42.2%)이 300인 미만 기업(28.5%)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의 연휴기간이 짧다는 것을 반증했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중앙회가 8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임시공휴일인 27일 휴무 여부에 대해 중소기업 10개 사 중 6개 사(60.6%)가 휴무를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또 임시공휴일 실시 계획이 없는 중소기업의 99.2%는 설 연휴 이외의 휴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설 상여금도 기본급의 50~100%를 지급하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절반은 미지급(30.4%)하거나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20.7%)하는 등 날씨만큼 추운 설 명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내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복지차원이나 연차 소진을 위해 유급 휴무일이나 권장 휴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대기업과 달리 전체 일자리의 8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연차 소진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침체, 고환율, 고금리 등 판매(매출)부진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직원들에게 이번 설 연휴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