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돼 취임을 준비하는 유승민 당선인은 ‘일 잘하는 회장’으로 남고 싶다는 포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어릴적 탁구 천재에서 행정가를 거쳐 체육 대통령이 되기까지 그의 40년 인생사는 스포츠와 늘 함께했다.
경기도 출신인 유 당선인은 초등학교 때 입문한 탁구 종목에서 국내를 주름잡더니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았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에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대한탁구협회장 등 행정가를 거치며 스포츠 전문가의 역량을 키웠다. 체육계 내부의 개혁이 절실한 터라 그는 체육회장에 당선된 뒤 다음 날 곧바로 일선 현장으로 달려갔다. 학교 체육 활성화 등 현안 해결에 정부의 조력을 받기 위해 현장에서 정답을 찾겠다는 의지였다.
유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체육회에 강도 높은 내부 개혁을 요구했다. 세계 흐름에 맞춰 대한체육회도 조직의 혁신이 필요한데, 먼저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회장·사무총장 등 특정인의 목소리가 중심이 됐다면 이제는 정책 방향성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유 당선인은 무너진 학교체육도 살리겠다고 주장한다. 현재 학교 운동부는 선수 수급이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이다. 출생률이 낮은 것도 이유이긴 하겠지만 무엇보다 미래 한국 스포츠의 경쟁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학교체육 활성화가 시급하다. 선수 수가 줄면 그만큼 종목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 간의 종목 불균형도 심각하게 된다. 그의 말처럼 스포츠 발전을 위해선 ‘뿌리’가 필요하고, 만약 제약이 있다면 어느 기관이든 찾아다니며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갈등 요인도 유 당선인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갈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민관합동 기구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참여는 서로 합의해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 유 당선인이 밝힌대로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라면 체육회를 외부에 활짝 개방하는 용단이 필요하다.
유 당선인은 우리나라 체육의 수장이다. 체육인들은 노장보다 젊고 패기 넘치는 40대 기수를 회장으로 뽑았다. 올바른 개혁을 통해 체육인들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미일 것이다. 유 당선인이 잊어선 안될 체육개혁의 열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