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과 기부가 줄고 있어  민간 복지단체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14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노숙인요양시설의 모습. 2025.1.14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후원금과 기부가 줄고 있어 민간 복지단체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14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노숙인요양시설의 모습. 2025.1.14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사랑의 온도탑’은 연말연시 기부 문화의 상징이다. 경기 침체 등 어수선한 시국에도 인천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이 100℃를 조기 달성했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2025 나눔캠페인’(지난해 12월 1일~1월 31일)의 모금액이 지난 16일 기준 114억3천900만원으로 목표액(108억8천만원)을 달성했다. 1억880만원의 성금이 모일 때마다 1℃씩 올라가는 인천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일찌감치 100℃를 가리킨 것이다.

치솟은 물가와 내수 부진, 대통령 수사·탄핵 정국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시민, 기업, 단체 등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기부 동참에 힘입어 전년보다 보름가량 빨리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전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 17개 시·도지회 중 상당수가 아직 100℃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다만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개인 기부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캠페인 기간 중 절반이 지난 시점인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개인 기부 총액은 17억6천908만9천원으로 전년(20억8천124만9천원)보다 급감했다. 기부자 수도 전년(1만7천383명)보다 2천여명이 감소한 1만5천239명에 그쳤다. 비단 인천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저소득 소외계층 등을 지원하는 사회복지기관들은 연말연시 성금과 물품 기부 등이 예년 같지 않다고 토로한다. 지역아동센터들은 책, 학용품 등 물품 기부나 정기 후원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한 센터는 아이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열어 주던 생일 파티도 케이크와 간식 등의 후원이 끊겨 지난해 12월부터 하지 못하고 있다. 매년 명절마다 오갈 데 없는 노숙인들에게 떡국 등 명절 음식을 나누는 노숙인 요양시설 등도 장바구니 물가가 너무 올라 고심이 깊다. 한 시설은 기부금도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난방비 등을 충당하는데도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헌혈의집’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한파가 이어지고 감기·독감이 유행해 헌혈을 하려는 이들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하루 혈액 보유량이 금방 적정 수준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

정부가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설 연휴가 6일간이나 이어진다. 예년보다 긴 명절 연휴에 홀몸 노인이나 결손가정 아동, 기초생활수급자 등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도 따뜻하게 설을 보낼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길 바란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