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구속에 조기 대선 정국 가시화
일부 의원, 텔레그램서 복귀 논의
“중도보수 빅텐트 구성 중요 인물”
윤석열 대통령 구속으로 조기 대선 정국이 가시화하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지자들이 한 전 대표 복귀를 희망하는 현수막을 전국 곳곳에 내거는 등 재등판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친한계에서도 조기 대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국민의힘 소속 인천지역 당협위원장 등에 따르면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 전 대표 복귀 시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친한계 의원 16명이 ‘시작2’라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소통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대화방 이름을 ‘시작2’로 지은 것은 지난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이들이 만들었던 ‘시작’이라는 대화방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정치 복귀를 희망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거리에 걸고 사진으로 인증하는 ‘현수막 챌린지’도 이달 초부터 시작됐다. 한 전 대표 팬카페 ‘위드후니’에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지지자들이 현수막을 걸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매일 올라오고 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현수막 게시를 지원하거나 독려한 것은 없다”며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복귀 움직임이 물밑에서 시작된 것은 윤 대통령이 구속된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 심리에 속도를 내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헌재가 이르면 2월 말에서 3월 초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조기 대선 윤곽의 일정이 잡히기 전 한 전 대표가 정치 행보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헌재가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시점부터 60일 이내에 궐위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대선 기간이 짧은 만큼 한발 빠르게 움직여야 당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상수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헌재가 2월 말 또는 3월 초에 탄핵심판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 전 대표의) 정치 활동도 이 시점에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선거 기간이 짧은 조기 대선 특성상 민주당보다 훨씬 치열한 경선을 치르는 국민의힘이 컨벤션 효과를 누리면 승산이 있다”고 했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한 전 대표가 정치 일선에 복귀하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19일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가 국민의힘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한 전 대표가 합리적인 중도 보수 세력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현웅 인천 부평구을 당협위원장은 “한 전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을 아우르는 중도보수 빅텐트를 구성해야 한다”며 “중도 확장성을 지닌 인물의 당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본인의 정치적 자산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