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구해도… “목이 칼칼” 건강 염려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가 노동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공사장 운영시간이 줄면서 일감마저 줄어든 것이다.
22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등에 따르면 경기도의 이날 오전 미세먼지 농도는 80~150㎍/㎥에 해당하는 ‘나쁨’ 수준, 초미세먼지 농도는 77㎍/㎥ 이상으로 ‘매우나쁨’ 수준이었다.
이틀째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환경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 9개 시도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해당 조치는 당일 오후 4시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50㎍/㎥를 초과하고 이튿날 24시간 평균 농도가 50㎍/㎥를 넘을 것으로 예측될 때 발령한다. 발령 시 비산(날림) 먼지 배출 사업장 등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사업장이나 공사장은 운영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이 같은 규제로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일감이 더 줄면서 업계 종사자들은 곤혹을 치르고 있다. 안양시에서 인력사무소를 운영하는 이모(65)씨는 “지난해 10월부터 건설 경기가 악화돼 일감이 없다시피한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공사 현장 운영에도 차질이 생겨 일감의 씨가 마른다”며 “오늘 새벽에도 15명가량의 인부가 일감을 구하러 왔는데 절반 정도를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간신히 구직에 성공한 이들도 마냥 기뻐하긴 어렵다고 호소한다. 건설 근로자 오모(34)씨는 “마스크를 벗으면 목이 칼칼하고, 마스크를 끼면 보안경에 습기가 차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예전엔 미세먼지가 심하면 일을 쉬었는데, 요즘에는 일감이 없어 날씨에 상관없이 다 나간다”고 전했다.
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최근 발생한 미세먼지 스모그 현상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 만큼 단순히 미세먼지를 저감할 대책을 세우는 것에서 벗어나 기후변화를 고려한 종합적인 대책을 정부나 지자체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