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조사 없이 홀로 연휴 보내

도움받더라도 수가는 평일 1.5배

설·추석땐 바우처 이용시간 빠듯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안양시지회 이상수 회장은 설 연휴 기간 활동지원사의 수가 비용이 1.5배 증가하면서 이들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5.1.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안양시지회 이상수 회장은 설 연휴 기간 활동지원사의 수가 비용이 1.5배 증가하면서 이들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5.1.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안양시에 사는 시각장애인 이상수(54)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연휴 기간에는 이씨의 손과 발이 돼주는 활동지원사(이하 지원사)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아서다. 이씨는 일상생활에서 지원사의 도움을 받는다. 밖을 나설 때는 물론 집안에서 밥을 먹을 때도 지원사가 밥과 반찬의 종류와 위치를 짚어준다. 그는 “이번 연휴 중 하루는 지원사 없이 보내는 것을 각오하고 있다”며 “그날은 꼼짝없이 집안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일반 시민들은 올해 설 황금 연휴를 보내게 됐지만, 활동지원사 없인 일상 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은 홀로 연휴를 버틸 생각에 시름이 깊다.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앓는 중증장애인들은 평소 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을 한다. 활동지원 서비스는 중증도·사회생활 여부 등 기준에 따라 달마다 지급되는 바우처(급여)를 사용해 이용할 수 있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안양시지회 이상수 회장은 설 연휴 기간 활동지원사의 수가 비용이 1.5배 증가하면서 이들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5.1.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안양시지회 이상수 회장은 설 연휴 기간 활동지원사의 수가 비용이 1.5배 증가하면서 이들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5.1.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문제는 휴일이나 공휴일에는 지원사의 수가가 평일의 1.5배로 오른다는 것이다. 설 연휴에는 하루 8시간을 이용하더라도 12시간이 차감되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임시공휴일인 이달 27일에는 하루 최대 8시간(실제 결제한 바우처의 50%)을 지원해 이용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일시적 대책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설과 추석이 있는 달에 바우처 이용 시간이 빠듯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천에 사는 시각장애인 이모(61)씨는 “지금껏 명절 연휴가 있는 달은 바우처 이용 시간을 한두 시간씩 줄여 아껴써야 한다”며 “연휴라고 장애 정도가 약해지는 게 아닌데, 공휴일이라는 이유로 복지 서비스에 평일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안양시지회 이상수 회장은 설 연휴 기간 활동지원사의 수가 비용이 1.5배 증가하면서 이들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5.1.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안양시지회 이상수 회장은 설 연휴 기간 활동지원사의 수가 비용이 1.5배 증가하면서 이들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5.1.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화성시의 한 뇌병변장애인 복지 시설은 명절마다 직원들이 활동지원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올 설 연휴에는 바우처가 모자란 이들을 위해 지원사가 없는 연휴 이틀 간 직원 두 명이 당직을 설 예정이다.

이마저도 직원들의 선의에 기댄 탓에 별안간 홀로 남겨지는 신세가 될 수 있다. 시설 관계자 황모(38)씨는 “시설 거주 장애인은 대부분 무연고라 명절에 가족들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며 “홀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입소자들이 마음에 걸려 봉사 당직을 서고 있지만, 시간 외 수당 등 지원책이 전혀 없어서 마냥 돕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