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경인일보DB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아동학대 사건이 속출하는데 이들을 보살필 학대피해아동쉼터가 부족해 시설 추가가 시급하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관련 예산 부족으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3 아동학대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4만8천522건으로 전년 4만6천103건보다 5.2% 증가했다. ‘정인이 사건’ 발생 이듬해였던 2022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아동학대 신고는 증가 추세다. 특히 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가 크게 늘어 학대 가해자의 86%(2만2천106건)가 부모였고, 학대도 대부분 가정에서 발생했다.

2023년 가평에서는 병원 진료 과정에서 학대 의심 신고가 이뤄졌지만 집에 돌려보내진 5살 아이가 20여일 만에 숨졌고, 안산에선 친모의 학대로 관리 대상이 됐던 9살 아이가 친모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지난해 인천에서는 발달장애 엄마가 우는 쌍둥이를 엎드려 재우다 사망하기도 했고, 지난 16일에는 한 초등학생이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 해당 가정의 또 다른 자녀 2명은 즉각 분리 조치됐다.

이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경우 재발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피해 아동을 보호자에게서 분리·보호하는 시설이 바로 학대피해아동쉼터다. 피해아동에게 보호와 치료, 양육서비스 등을 제공함으로써 심신의 회복과 원가정 복귀를 지원하며 만 18세 미만 학대피해아동·청소년이 최대 7명까지 입소할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경기도내 쉼터는 총 43곳뿐이다. 이 중 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의 지역별 학대피해아동쉼터 입소 아동 현황을 보면 일부 지역 쉼터는 100%를 넘어 포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쉼터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설치비’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설치비 분담률은 4대6인데, 세수 부족과 경기 침체 등으로 재정여건이 악화되면서 복지부가 올해 예산안에 쉼터 신규 설치비를 없앴다. 정부 지원 없이 지자체들이 100% 부담해 시설을 확충하긴 사실상 어렵다. 쉼터 정원이 찰 경우 아동일시보호시설로 보내면 된다지만 해당 시설은 학대피해아동 외에도 다양한 상황에 처한 아동을 보호하고 있어 전문적인 관리가 안된다.

저출산 국가의 귀한 아이들이 보호받고 성장하지 못한다면 이는 가정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문제임에 틀림 없다. 학대피해아동들의 생존권 보호에 늑장부릴 이유가, 여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