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세대 후 한국 인구의 85%는 사라질 것이다.” 인구학자 폴 몰런드의 경고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에 한국의 인구분포 그래프를 공유했다. “한국 인구의 3분의 2가 한 세대마다 사라질 것”이라며 인구 붕괴(Population collapse)라는 단어를 덧붙였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도 지난 1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2100년까지 주요 경제국의 인구가 20~50% 줄어들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위태로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들이다.
꺾이기만 했던 그래프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통계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인구 동향’을 들여다보면, 지난해 11월 2만95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1년 전 같은 달 1만7천530명보다 2천565명(14.6%)이나 늘었다. 2010년 11월 6천146명 증가한 후로 14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1~11월 출생아 수 22만94명에 12월 1만명으로 집계된다면, 연간 출생아 수는 9년만에 반전을 노릴 수도 있다. 합계출산율은 0.75명까지 추산 가능하다.
아기 울음소리가 유난히 커진 곳은 인천시다. 지난해 1~11월 1만4천66명이 태어났다. 출생아 증가율 11.2%로 전국 17개 시도 중 압도적 1위다. 2위 대구(9천279명) 6.3%보다 1.7배 높다. 경기도는 6만5천694명이 태어나 2.7% 8위를 기록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1억 플러스 아이드림’을 도입했다. 인천에서 태어나면 18세까지 총 1억원을 통 크게 지원한다. ‘아이 플러스 집드림’의 천원주택과 1.0대출은 파격적이다. 임대료 하루 천원, 한 달에 3만원이면 입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올해부터 신혼부부에게 1천가구를 공급한다. 또 2025년 이후 출산가구라면 1자녀는 대출이자의 0.8%, 2자녀 이상은 1.0%를 최대 5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난임부부 시술비 대상을 넓히고, 산후조리비 바우처도 새로 도입한다.
인구 절벽 위기에서 출산율 높이기는 산통만큼이나 힘겨운 일이다. 수치에 집착한 퍼주기 정책은 또 다른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청년세대가 결혼과 출산, 미래를 꿈꿀 수 있어야 가능하다. 이번 11월 출산율 반등은 코로나19로 미뤘던 결혼이 늘어난 반짝 효과라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힘이 작동했음은 분명하다. 출산장려 정책 요람에서 희망이 싹트고 있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