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이후 조기대선 내다보는 후보군

김문수 장관 수도권 대표주자 급부상

시기 보는 안철수… 3선 경험 유정복

尹지킴이 윤상현… 가능성 둔 유승민

국민의힘 당사 전경.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사 전경. /연합뉴스

‘조기 대선이 열릴까?’

설 연휴를 앞두고 여권 내 대권주자들의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위기로 정국이 요동치면서 여권 내 잠재적 후보들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연고 정치인들이 ‘수도권 필승론’을 앞세워 주목받고 있다.

김문수 노동부 장관. /경인일보DB
김문수 노동부 장관. /경인일보DB

24일 국민의힘과 여권에 따르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당과 여권에서 최대 12~15명의 후보군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재선 경기도지사를 지낸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 수도권 대표주자로 급부상하며 주목받고 있다.

김 장관 측은 아직 내색은 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를 앞서는 조사가 나오면서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청렴영생, 부패즉사’, 즉 ‘청념’ 이미지로 팬클럽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임태희 교육감. /경인일보DB
임태희 교육감. /경인일보DB

김 장관 외에 경기인천에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과 4선의 안철수(성남 분당갑) 의원도 몸풀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인천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5선의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 원희룡(인천 계양을)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수도권에서 정치 생활을 이어오면서 중도 확장성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안철수 의원. /경인일보DB
안철수 의원. /경인일보DB

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거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당내 ‘친이계’의 출마 권유가 있어 고심 중이다. 당내 잠재적 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현재는 탄핵 심리 중이어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되면 ‘준비된 후보’ 이미지로 바로 뛰어들 태세다. 안 의원은 지난 22일 경인일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여당의 의원이 조기대선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은 안된다”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서면 거기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유정복 인천시장. /경인일보DB
유정복 인천시장. /경인일보DB

인천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출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3선 국회의원과 장관, 재선 시장을 거친 경험과 ‘안정감’을 부각하고 있다. 여의도 정치권에선 유 시장이 이미 대선캠프를 꾸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최근 시정 전반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치기 위해 신임 수석 및 특보 8명을 임명한 것을 대권행보로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 참모들이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경우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의원. /경인일보DB
윤상현 의원. /경인일보DB

경기인천 최다선인 윤상현(5선) 의원은 ‘윤석열 지킴이’를 자처하면서 윤석열 체포 저지를 위해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등 부지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 대통령 취임식 축하 사절단에 몸을 실은 그는 한남동 관저와 여의도 정치권과의 메신져로 활동하며 ‘악역’을 마저 않지 않아 대권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벌써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주자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4선 서울시장 경험은 개인 것이 아닌 일종의 공공재다. 이런 공공재는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중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 자신의 거취를 올리며 대선 출마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나는 늘 대선에 도전할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외에도 경남에서는 재선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경남 양산을) 의원이 물밑 움직임에 들어간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태흠 충남도지사 등 전국의 맹주들이 ‘군웅할거’ 시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당 대표를 지난 김기현 의원과 직전 전당대회에서 맞붙은 한동훈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출전 가능성이 있다.

영향력 있는 여권의 한 선거 전문가는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경우 당내 후보군은 두 자리수 이상이 될 것”이라며 “탄핵의 위기라고 하지만, 좋은 후보들이 다 나와 ‘쇼트트랙’ 경기처럼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면서 스타 플레이어를 만들어 내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