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일주일 여 앞둔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내 한 전통시장이 고물가와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등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1.1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설 명절을 일주일 여 앞둔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내 한 전통시장이 고물가와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등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1.1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최장 6일의 연휴가 이어집니다. 정부는 내수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임시공휴일을 지정했는데요.

실제로 대표적인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가 21년만에 최대로 폭을 그리며 감소했습니다. 2003년 이른바 신용카드 대란(-3.1%) 이후 최대 폭이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내수진작에 정말 도움이 되는걸까?’ ‘만약 그렇다면 경제적인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임시공휴일을 하루 지정한 데 따른 경제 효과는 1조3천10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낸 ‘8·14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보고서 내용을 좀 더 들여다봤습니다. 연구원은 지난 2015년 8월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하루동안 경제 전체 소비지출액은 1조9천900억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로 인한 생산유발액은 3조8천500억원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지난 2011년 연구원이 조사한 1인당 하루 소비지출액(7만5천원)에 2015년 소비자물가수준을 적용한 값이라는 점에 비춰볼때 현재 물가 등을 반영해 다시 계산한다면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경제적인 파급 효과는 주로 문화 여가 생활과 관련한 분야에서 발생했습니다. 숙박업과 운송서비스업, 음식업, 오락문화서비스업에서 경제적인 효과를 봤는데요.

임시공휴일을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 가치를 생산하는 활동을 하는 날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겠죠. 실제로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 가족이나 연인과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22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 등을 구입하고 있다. 2025.1.22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설 명절을 앞두고 22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 등을 구입하고 있다. 2025.1.22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물론 대전제가 있습니다. 시민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여행을 떠날 경우에는 내수진작 효과를 볼 수 없겠지요.

현장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나옵니다. 특히 명절 대이동으로 인해 사람이 빠지는 도시지역의 상권에서는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안성 죽산시장에서 15년째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광복씨는 임시공휴일 지정이 체감할만한 효과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임시공휴일 지정뿐 아니라 지역화폐 확대 발행과 인센티브 지급 등 여러가지 경제부양책까지 나오고 있지만 피부로 체감하는 바가 없죠. 게다가 지금은 코로나때보다 더 심각해요. 최악입니다. 최악. 사람들이 예전만큼 지갑을 열지 않으니까요.”

파주시 적성면 시장번영회 회장인 김수진씨도 비슷한 말을 했죠. “제사도 안지내고, 전통시장보다는 백화점을 찾는 분위기인데다 연휴가 길어져 해외를 찾는 이들이 많으니까요. 30년 넘게 장사를 했는데 요새는 너무 어려워서 매출이 평년 삼분의 일 수준일 때가 많습니다.”

임시공휴일을 지정한 뒤에도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 내수진작 효과과 없다는 주장이 우세한 상황이거든요.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은 내수진작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임시공휴일을 지정할 때마다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내수진작 효과에 대한 명확한 검증이 필요해보입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