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수원 시내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원시 장안공원에서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인일보DB
(왼쪽부터) 수원 시내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원시 장안공원에서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인일보DB

지난달 23일 기준 전체 주민등록인구 5천122만1천286명 중 65세 이상 인구가 1천24만4천550명으로 20%를 돌파했다. UN이 규정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반대로 2018년 0점대로 떨어진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까지 떨어져 세계가 한국의 인구 소멸을 걱정할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해 출산율이 반짝 상승했지만, 유의미한 통계적 반전인지는 확신하기 힘들다.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공공과 민간분야의 교육 및 노인복지 인프라 미스매치가 심각해졌다. 통계청 국가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내 어린이집은 2019년 1만1천305개소에서 지난해 8천903개소로 4년 만에 21% 이상 감소했다. 국·공립 어린이집보다 민간 어린이집이 된서리를 맞았다. 반면 도내 장기요양기관은 2019년 5천900개소에서 2023년 6천917개소로 17% 이상 늘었다. 민간 요양기관은 대폭 늘었지만 도내 공공 장기요양기관은 국공립 20개소와 시립 10개소에 불과하다. 공공인프라는 열악하고 민간인프라는 호황이다.

교육과 노인복지의 공공·민간 인프라 미스매치가 극단적으로 어긋나는 이유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인프라 불균형을 우려했던 10여년 동안의 경고를 귓등으로 흘린 정치와 행정 탓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학령인구의 감소에도 주저했던 법정교육교부금 조정이다. 내국세의 20.79%로 고정된 교부금으로 교육부와 지방교육청들은 학령인구 교육복지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돈을 펑펑 썼다. 대신에 고령층 복지는 잔돈 지원에 머물며 요양인구를 민간에 의탁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재정 인프라 재설계를 지체한 탓에 손자들이 교육 공공인프라를 여유있게 누리는 동안 조부모들은 공공요양기관 입소를 위해 몇년씩 대기하는 처지에 몰렸다.

인구 구조를 감안한 국가재정이라면 교육인프라를 지탱해온 민간에 보조금 정책을, 수요가 폭증하는 노인복지에 공공인프라를 집중해 시장과 공공의 균형을 통해 복지 사각을 최소화해야 맞다. 현행 구조에선 보편 교육복지는 시장 교육 인프라에 무력하고, 노인복지는 시장 인프라를 향유하는 계층과 열악한 공공 인프라에 시달리는 계층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미와 효과 없이 유실되는 예산 규모도 어마어마할 것이 분명하다. 돌이킬 수 없는 저출산·고령화 시대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 및 복지정책 재설계가 시급하고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