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전철 도화역과 주안역 구간 철길 위로 인천대로(옛 경인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있는 현장. /경인일보DB
경인전철 도화역과 주안역 구간 철길 위로 인천대로(옛 경인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있는 현장. /경인일보DB

마침내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됐다. 지난 23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이 사업이 타당성을 확보, 추진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서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월동까지 총연장 15.3㎞ 구간에 왕복 4차로 고속도로를 지하에 신설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약 1조3천780억원이다. 인천시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의 확정을 크게 환영하며 시민의 바람대로 순조롭게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경인고속도로 연장 및 지하화 사업으로 도로를 지상과 지하로 이중화해 도로 용량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상습적인 교통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지상부 고속도로는 일반도로로 전환해 평면 교차로를 조성하고, 중앙부 차로를 축소하여 일부 녹지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상부 통행료를 무료화하고 상부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인고속도로가 도심을 관통하면서 발생했던 도시 단절 문제와 미관 훼손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초의 고속도로였던 경인고속도로가 지하 고속도로 시대를 다시 열어 갈 때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왕복 4차선으로 고속도로 기능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왕복 6차선으로도 출퇴근 시간 극심한 정체를 빚어왔다. 경인지하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신월~여의지하차도가 4차선으로 개통했는데 이미 정체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상부공간 조성 방식을 두고 갈등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은 상부공간에 상업시설을 건설할 것을, 더불어민주당은 아파트 중심으로 개발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만약 정치권의 주장대로 도로 주변 부지에 대규모로 상업시설과 주택단지를 조성할 경우 통행량 증가로 인한 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의 목적이 무색해진다. 경인고속도로 상부도로를 시내도로로 활용하여 정체 구간들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지하화 이후 고속도로 통행료가 기존 통행료 900원의 두 배인 1천700원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도 문제다. 제3연륙교와 신월~여의지하차도를 이어서 주행할 경우 통행료가 편도 6천300원에 달해 매일 이용하는 출퇴근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경인고속도로의 지하화 사업은 극심한 교통혼잡을 해소하면서, 수도권 시민들을 위한 생활도로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