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지사 일극체제 비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 만난 자리서 발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통합과 포용의 행보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최근 ‘일극 체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이 대표는 지난 3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통합과 포용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동석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지금과 같이 극단적인 정치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는 통합·포용 행보가 민주당의 앞길을 여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큰 정치적 변화가 생겼을 때도 포용하고 통합하는 행보가 갈등을 치유하는 방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내에 비판적인 사람을 포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내에 여러 (정치적 견해)스펙트럼이 있어 애로사항이 있다”면서도 “(조언에)크게 공감하고 그런 행보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계가 일극 체제를 비판하는 등 친명계와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와 친명계를 겨냥해 지난 총선 과정에 있었던 친명 인사들의 노무현·문 전 대통령 모욕 발언 등을 거론하며 사과와 반성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김 전 지사 글과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전직 대통령은 한 세력을 대표하는 분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말한 포용과 통합은 원칙과 기준을 말한 것이고, 구체적인 상황을 찍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등 부·울·경 지역 발전 방안을 민주당이 고민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TK(대구·경북)에는 김부겸도 있고 PK(부산·경남)에는 김경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회동은 지난해 9월 두 번째 당 대표직 임기 시작과 함께 이 대표가 양산을 찾은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날 만남은 예정된 시간을 40분가량 넘겨 1시간 30분 가까이 이어졌으며, 개헌의 필요성에도 의견 일치를 봤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김우성·하지은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