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18시간 이하 초단시간 근무자 첫 250만명 넘어… 고용 질 악화

지난해 직장 폐업이나 정리해고, 사업 부진 등으로 일자리를 떠난 이른바 ‘비자발적 실업자’가 137만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근무시간이 18시간을 밑도는 초단시간 근무자는 처음으로 250만명을 넘었다.

2일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MD)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비자발적 퇴직자는 137만2천954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10만6천761명(8.4%) 늘어난 수치다. 전체 퇴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9%로, 퇴직자 10명 중 4명이 원치 않게 회사를 그만뒀다. 이는 정년퇴직과 연로로 실직한 퇴직자의 8.3배 규모다.

장시간 취업자가 줄고 단시간 취업자가 늘어나며 전통적 관점에서 고용의 질도 악화했다. 일주일에 1~17시간 일한 ‘초단시간 근로자’는 2023년 226만8천명에서 지난해 250만명으로 10.2% 늘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0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 36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도 지난해 881만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였다.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지난해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8%로 뛰어오르며 처음으로 30% 선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일하는 사람 3명 중 1명은 단시간 근로자인 셈이다.

조사 대상 주간에 포함된 공휴일이 매년 달라지는 통계적 변수가 반영됐지만, 플랫폼시장 확대와 라이더를 비롯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늘어난 것도 주요 요인으로 통계청을 꼽았다. 또 기업들이 신입 공채를 줄이고 경력직 수시채용을 늘리는 추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