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의 승격 준비, 사령탑·대표이사 교체
떡국떡 전달하려 태국 전지훈련 캠프 방문
90분 강도 높은 훈련 속 ‘선수단 열정’ 확인
‘할 수 있어. 인천!’ 응원구호 되뇌는 요즘
올해 두 번째 달로 접어들었다. 팀 역사상 처음으로 K리그2(2부)에서 2025시즌을 치르는 시민프로축구단 인천 유나이티드는 3일부터 경남 남해로 장소를 옮겨 제2차 전지훈련을 이어간다. 오는 22일에 있을 리그 개막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하위에 자리하며 K리그2(2부)로 강등한 인천은 1년만의 승격을 목표로 내걸고 절치부심 중이다. 승격을 위해 인천은 2024년 말 윤정환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대표이사로 2011~2012년 구단을 이끌었던 조건도 전 대표이사가 지난 1월 중순에 부임했다.
윤정환 감독은 2024시즌 강원FC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선수 시절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패스 마스터’로 이름을 날렸던 윤 감독은 2011년 일본 J리그 2부 팀이었던 사간 도스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곧바로 팀을 1부로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윤 감독은 2017년 승격팀인 세레소 오사카를 이끌고 J리그 3위와 컵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그해 감독상까지 받았다. K리그와 J리그 감독상을 모두 거머쥔 지도자는 윤 감독이 유일하다. 명장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인천체고, 명지대를 거쳐 실업축구 코레일, 할렐루야, 대우자동차 등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조건도 대표이사는 한국지엠의 임원(전무와 부사장·2007~2014년)과 인천시축구협회장(2010~2016년)도 역임했다. 축구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경영 마인드도 갖췄다. 올 시즌 구단을 이끌 대표이사와 감독 모두 인천의 승격을 이끌 적임자들로 평가받는다.
설 연휴 직전에 필자를 비롯해 인천 구단을 담당하는 지역 취재기자 3명과 구단 프런트 1명이 태국 치앙마이에 차려진 인천의 제1차 전지훈련 캠프를 찾았다. 구단 프런트는 설날에 현지에서 선수단이 먹을 떡국떡을 전달해야 하는 임무도 맡았다.
치앙마이 시내 숙소에서 여독을 푼 후 다음날 아침에 인천 선수단의 캠프를 찾았다. 치앙마이 알파인골프리조트 한편에 자리한 풋볼 피치와 웨이트트레이닝장이 선수들의 주된 훈련장이었다. 선수단의 훈련은 이틀간 오전과 오후 2차례 훈련하고, 3일째는 1차례만 훈련하는 2-2-1 순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오전은 웨이트 등으로 체력을 다지고, 오후는 패턴 플레이와 함께 전술 훈련 등으로 진행됐다. 자체 연습경기와 함께 같은 곳에 캠프를 차린 부천FC 등과 연습경기도 틈틈이 치르고 있었다. 필자가 찾은 날은 2-2-1의 마지막 날로 오후 훈련만 진행됐다. 때문에 훈련에 앞서 점심을 전후한 시간에 윤 감독, 주장 이명주, 외국인 선수 무고사 등과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들에게서 예년과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변화와 함께 승격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가 선수단에 장착됐음을 알 수 있었다. 오후 4시부터 90분 동안 진행된 강도 높은 훈련에서도 확인됐다. 공격 축구를 천명한 윤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전술을 흡수하고 경기장에서 발현하기 위해 선수들은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공격수들의 전방 압박과 함께 수비수들의 탈압박을 통한 전진 패스 등이 꾸준히 반복되는 모습이었다.
이날 훈련장을 찾은 조 대표이사도 훈련 참관 후 선수단과 첫 상견례를 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구단 프런트와 선수단이 하나 되어서 시즌을 치르자”고 독려했다.
선수단은 설날에 구단 매니저가 끓인 떡국을 먹었다고 한다. 1차 전지훈련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31일 귀국했다. 선수단은 경남 남해에서 이어질 2차 전지훈련에선 전술을 더욱 세밀하게 가다듬을 예정이다. 연습 경기와 함께 실전 위주의 훈련을 통해 불과 3주도 남지 않은 시즌 개막을 대비하는 것이다.
인천의 개막전 상대인 경남FC도 신임 사령탑인 이을용 감독을 필두로 새롭게 코치진을 꾸리며 화끈한 공격 축구를 예고했다. 특히 윤 감독과 이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멤버’로 올 시즌 K리그2 개막전에서 맞대결하게 되면서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인천의 응원 구호인 ‘할 수 있어. 인천!’을 되뇌게 되는 요즘이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