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AI추경 빠르게 합의할 것”
과학기술 투자 더 절실하게 접근
국방·안보 분야 확장 행보 펼쳐
박범계 “무역전쟁에 실용 방향”
이재명 대표가 반도체특별법 ‘52시간제 예외규정’ 수용을 시사하는 등 우클릭 행보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과학·외교·안보 분야로 발언을 확장하며 보폭을 맞추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진보적인 이슈에 국한하지 않고 중도·보수층 공략을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실용주의 면모를 부각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과학기술혁신특위와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AI진흥TF,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4일 ‘딥시크 쇼크 대응과 AI 발전 전략’을 주제로 긴급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황정아 특위원장은 “중국이 과학기술계를 대폭 지원하고 인재육성 등 정책을 펼쳐 AI분야 벤처기업이 4천700개가 넘고 지난 10년간 특허는 미국의 6배”라며 국내 AI분야 투자의 시급성을 설명했다.
이어 이언주 의원은 “당 지도부에서 민생지원금 편성에 연연하지 않고 추경 편성에 협력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며 “(AI분야 추경은)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고, 추경 과정에서 빠르게 합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여야 간 ‘딥시크 쇼크’ 책임공방 속에 민주당이 과학기술 투자에 더 절실하게 접근한다는 인상을 주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민생지원 추경을 위해 민생회복지원금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는데, 여기에 AI분야 투자가 더해진 모양새다.
이날 오전에는 이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방위산업은 가장 가시적인 미래 먹거리”라며 “민주당은 국익을 위해 K방산을 적극 지원하고 육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같은 날 오후 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한 ‘계엄 이후, 외교·국방·정보 기관 개혁과제’ 토론회에서는 국정원 정보역량 강화 및 전문가 육성, 간첩법 적용대상 외국인 확대 입법 보완 등의 의견이 나왔다.
민주당은 5일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토론회와 ‘멈춰선 에너지전환, 전력산업의 길을 찾다’ 간담회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반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실용을 강조하는 의원들의 발언을 많이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범계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쪽으로 내란, 외적으로 새로운 무역전쟁이 시작되는 상황 속에 실용주의로 방향을 잘 잡았다”며 “그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되기 어렵고 이념지향적이 아닌 실용주의적 민생 살리기로 나가는 것은 지상명령”이라고 평가했다.
/김우성·하지은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