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사업 70% 공정서 한달 스톱

“대금 안 줘” vs “늦어지자 핑계”

평택시 현덕면 화양지구의 중단된 공사현장 모습. 2025.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평택시 현덕면 화양지구의 중단된 공사현장 모습. 2025.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인구 5만명 이상이 거주할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평택 화양지구 완공이 도시개발조합과 시공사 사이의 공방으로 완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합과 시공사는 서로 양측에 책임소재가 있다는 주장을 펴며 대립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화양지구는 평택 현덕면 화양리 일대 279만㎡ 부지에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민간 주도 사업이다. 초·중·고등학교도 들어설 계획이고, 평택시청 안중출장소 등 공공기관도 건립을 앞두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달 10일 화양지구의 개발 기반(도시·전기·수도)사업 조성 공사를 맡은 DL건설이 공사비 미지급을 이유로 작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발생했다. 기반 공사 공정률 70% 시점이었다.

DL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수개월 간 공사비 지급이 밀리면서 조합의 지급 능력을 신뢰하기 어려워졌다”며 작업 중단 이유를 밝혔다.

화양지구 도시개발조합 관계자는 “체비지(사업비 충당을 위한 매각용 토지) 계약 잔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일시적으로 자금 조달이 늦어졌을 뿐”이라며 “업계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은 채무가 없는 건전 재정을 유지하고 있고, 체비지도 3천900억원 상당으로 자금 조달 능력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합 관계자는 “DL건설 측이 준공 예상 시점이 미뤄지는 것에 대한 책임을 조합으로 돌리기 위해 공사 대금 지급 연기를 핑계 삼은 것”이라며 “지난해 12월부터 기반시설 공사 현장에서는 8월까지 준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이에 대해 DL건설은 공사가 늦춰진 책임은 오히려 조합에 있다고 반박했다. DL건설 관계자는 “공사가 진행될수록 미지급금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한 조합이 공사 진행 속도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공사 지연을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지만, 양측 모두 화양지구 입주에는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DL건설이 기반사업 참여에서 손을 뗐을 뿐 현장 공사는 이어지고 있다”며 “입주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DL건설 관계자도 “기반 사업 외 DL건설이 맡은 공동주택 공사는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마주영·김종호기자 mango@kyeongin.com